당신은 돈없어서 장로 못해'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09-01-28 10:40
조회
25232
  얼마 전, 한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가뜩이나 안 좋아지신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평생 참 열심히 사신 분이신데... 젊은 시절 술에 중독되어 사신 결과는 너무나 심각했습니다. 사탄은 저희 아버지에게 술을 통해서 접근했던 것입니다. 77년에 교회를 나오시고 술을 끊으셨는데, 20~30대에 드신 술들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망가뜨리는 지... 여러분 금주하십시오.

  77년에 교회를 다니시기 시작하시면서, 아버지는 놀랍게 변화되셨습니다. 정말 다른 사람이 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저희 가정을 사랑하시지 않으셨다면.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술로 인생을 잃을 뻔한 아버지를 구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 아버지는 교회밖에 모르는 분이십니다. 매일 새벽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시고, 지방에 내려가도, 어디를 가도 먼저 교회가 어디있나 살피시고, 새벽기도를 가시는 분이십니다. 제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도 하나님아버지와 저희 아버지의 기도덕분이라고 확신합니다.

  작년 말 아버지께서는 안수집사로 은퇴를 하셨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목회자인 저보다, 평신도인 아버지가 훨씬 더 위대해 보입니다. 그 성실함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렇게 열심히, 성실히 살아야 하는데...

  고등학교 때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투셨습니다. 아버지는 교회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었고, 장로로 교회를 섬기시기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워낙 섬기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셔서, 아들인 제가 봐도 장로로 교회를 섬기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은 돈없어서 장로 못해! 알잖아요. 지난 번에 장로된 사람들 교회에 봉고차 한대 사 놨어요. 그걸 우리가 어떻게 사 냅니까?'

  아버지는 그 일이 있고 나서, 장로가 되려는 마음을 접으셨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매관매직(돈을 주고 직분을 사는 것)인가? 왜 교회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자진해서 내는 선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선물이었습니다. 모든 교회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의 종인데, 어떻게 종되는 사람이 자기 돈을 써가며 종이 되는가? 그게 종인가? 종은 자기 돈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자기 돈으로 일하는 사람을 순수한 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잘못된 일꾼세움이 교회에 큰 걸림돌이 됩니다. 첫단추를 바로 채워야지요.

  얼마 전, 신학으로 박사를 받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한국에 신학교 교수를 가야 하는데, 2억을 요구하더라고... 저는 그 신학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신학교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목회자를 키우는 신학교가 이래서야 어떻게 바른 목사들이 나오겠습니까?

  지난 주 주일 설교는 참 저에게는 어려운 설교였습니다. 위의 내용들을 가지고 설교를 했습니다. 그리고 당회와 임직위원회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우리가 세울 우리의 일꾼입니다. 우리가 세워줍시다.'

  교회 재정으로 충당되기 힘들었습니다. 일단 행사를 줄였습니다. 선물도 안 하기로 했습니다. 오신 분들에게 식사대접하기 위해서, 정성들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임직감사헌금'

  저도 이런 헌금은 생전 처음 봤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었습니다. 우리가 부릴 우리의 일꾼입니다. 우리가 세워주는 것이 맞습니다.

  '김목사. 너희들이 세워. 그게 맞아.'

  이번 주에 이 헌금을 할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하실 분들만 하시도록, 봉투는 원하는 분만 가져가게 했습니다. 돈 없는 사람도 종이 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돈과 상관없이 종을 세우고 싶습니다. 저희 아버지 같은 아픔이 없게 하고 싶습니다.

  설교를 마치고, 어떤 집사님께서 저에게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이거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잘 하셨어요...'
 
  우리 교회가 믿음으로 바로 서기를 기도합니다.
 
전체 78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786
[하나님의 양육3]체벌을 협상하기
김동원목사 | 2024.04.29 | 추천 0 | 조회 55
김동원목사 2024.04.29 0 55
785
[하나님의 양육2]하나님은 모른 척하신다.
김동원목사 | 2024.04.29 | 추천 0 | 조회 54
김동원목사 2024.04.29 0 54
784
[하나님의 양육1]하나님은 생색내지 않으신다.
김동원목사 | 2024.04.22 | 추천 0 | 조회 12662
김동원목사 2024.04.22 0 12662
783
모르는 분의 장례식을 집례하며
김동원목사 | 2024.04.22 | 추천 0 | 조회 13341
김동원목사 2024.04.22 0 13341
782
팔복은 무엇인가?
김동원목사 | 2024.03.16 | 추천 0 | 조회 19841
김동원목사 2024.03.16 0 19841
781
중독을 끊는 사순절금식
김동원목사 | 2024.03.09 | 추천 0 | 조회 20079
김동원목사 2024.03.09 0 20079
780
마음 세탁소
김동원목사 | 2024.03.04 | 추천 0 | 조회 20151
김동원목사 2024.03.04 0 20151
779
내 계획이 무너질 때
김동원목사 | 2024.03.04 | 추천 0 | 조회 12244
김동원목사 2024.03.04 0 12244
778
미국에서 미안함의 이중성
김동원목사 | 2024.02.12 | 추천 0 | 조회 13032
김동원목사 2024.02.12 0 13032
777
산상수훈을 시작합니다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4831
김동원목사 2024.01.29 0 4831
776
예수님없는 교회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3331
김동원목사 2024.01.29 0 3331
775
샌프란시스코가 세계에서 제일 잘 하는 것은?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3321
김동원목사 2024.01.29 0 3321
774
21일과 66일이 위기다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3060
김동원목사 2024.01.29 0 3060
773
2023년을 마무리하며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2537
김동원목사 2024.01.29 0 2537
772
예수님은 잘 생겼을까?
김동원목사 | 2023.12.23 | 추천 0 | 조회 3048
김동원목사 2023.12.23 0 3048
771
사울과 다윗 의 자녀교육비교
김동원목사 | 2023.11.22 | 추천 0 | 조회 3564
김동원목사 2023.11.22 0 3564
770
현대우상1. 자식이 우상이다.
김동원목사 | 2023.11.13 | 추천 0 | 조회 3676
김동원목사 2023.11.13 0 3676
769
부럽지가 않어
김동원목사 | 2023.10.28 | 추천 0 | 조회 4187
김동원목사 2023.10.28 0 4187
768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왜 이리 독선적일까?
김동원목사 | 2023.10.19 | 추천 0 | 조회 4276
김동원목사 2023.10.19 0 4276
767
고3때 전공을 정할 수 있을까?
김동원목사 | 2023.10.19 | 추천 0 | 조회 3712
김동원목사 2023.10.19 0 3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