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인가? 바리새인인가?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0-08-18 20:25
조회
785

제가 신앙을 배운 교회는 아주 엄한 교회였습니다. 담임전도사님이 계셨고, 엄격한 말씀순종을 가르치셨습니다. 제가 다녔던 교회가 속한 교단이 아주 보수적이고, 엄격한 교단이었습니다.


 


한번은 주일날 담임전도사님과 사모님이 다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모님께서 주일점심식사를 준비하시다가 미원이 다 떨이진 것을 알고, 전도사님에게 돈을 타서, 교회 앞에 가게에 다녀오려고 하셨습니다. 배식은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전도사님은 주일날 돈을 쓰면 주일 성수가 아니라고, 절대 돈 못 준다고 버티셨습니다. 그러자 사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돈 안 주면, 외상으로 사올테니, 돈 주세요."


끝내 전도사님이 지셨습니다.


"외상은 더 나쁘니, 돈 주고 사오세요. 오늘 주일 성수 못했네!"


 


저는 주일에는 교회오고 예배드리는 일 말고는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배웠습니다. 개인기도시간에는 의자에 앉지 않고,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저는 그게 바른 믿음이라고 배웠습니다.


 


신학교에 가서 신학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릴 때부터 지켰던 것 중에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닌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일을 하셨습니다. 병든 사람을 고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셨습니다. 3년 밖에 없는 공생애를 더욱 의미있게 보내시기 위해서, 안식일에도 사람을 고치셨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이런 예수님의 모습이 못 마땅해서, 안식일 안 지키는 예수님을 정죄하고 고발했습니다.


 


주일은 일을 안 하는 날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일을 하는 날입니다.


 


제가 아는 집사님이 한 분 있습니다. 이 분은 주일날 교회 와서 교회 봉사하는 것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한번은 저에게 따지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즐겁게 안식할 날'이라고 찬송 부르고, 주일 날 교회와서 일만 하다가 집에 갑니다. 교회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이 분은 주일을 바리새인같이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주일날 교회에서 안식을 하면, 누군가 해야 하는 봉사는 다른 교인들의 몫이 되겠죠.


 


성경 속에서 예수님을 괴롭게 한 바리새인들을 보면서, 내가 바리새인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주일은 하나님과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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