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공무원들의 차이점
샌프란시스코는 옛날부터 독립운동과 한인이민지로 명성을 떨쳤었다. 그래서인지, 샌프란시스코영사관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영사관이다. 두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에 샌프란시스코영사관을 방문했다. 샌프란시스코영사관은 정말 뜬금없는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게다가 주차할 곳 찾기도 너무 어려운 주택가 안에 있다. 영사관 안은 깔끔했고, 직원들은 친절했다. 오랫만에 경험해보는 한국의 친절한 서비스덕분에 내 조국의 추억을 다시 생각해본다. 이렇게 친절한 영사관을 불친절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되는 이민자들이다. 그들의 비난도 이해가 된다. 한국은 극도로 친절하니까 말이다.
미국관공서는 불친절하다. 미국관공서 중에서 최악의 서비스는 DMV다. 자동차등록국이라고도 하는 곳인데, 미국은 동사무소가 없어서, 주소이전신고도 여기서 하게 된다. 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여기에 가면 3시간 줄 서는 건 기본이다. 요즘은 온라인예약을 미리하고 가야 해서 대기시간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30분이상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 DMV에 갔다. 몇 시간을 기다려서 내 순서가 되었는데, Lunch Time(점심시간)이라는 조그만 간판을 걸어 놓고, 일하는 직원이 창구의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그 직원은 기다리는 민원인들이 보는 앞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는 그 직원이 정말 야속해 보였다. 아무리 줄이 길어도, 자기 쉴 것은 다 쉰다. 그리고 5시가 되면, 정확하게 문을 닫아 버린다. 이 사람들에게 야근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 야속한 여유로움에 익숙해졌다. DMV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도 법이 정한 휴식은 쉬어야 한다. 미국사람들은 다들 이런 야속한 기다림에 익숙해져 있다. 어차피 민원인들도 어디에선가는 직원으로 일하면서 이런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내가 쉬는 만큼, 저들도 쉴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미국사람들의 생각인 것 같다. 줄 서는 것에 익숙하고, 아무리 줄이 길어도 전혀 불평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새치기는 용서하지 않는다.
한국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한국비행기는 승무원들이 아주 친절하다.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늘 무릎을 굽히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고객을 응대한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집에 가는 버스를 찾는데, 버스번호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마침 같이 비행기를 타고 온 아까 그 친절한 승무원을 발견했고, 그 분에게 버스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정말 실망했다. 분명히 아까 그 친절한 승무원이었는데, 더 이상 친절하지 않았다.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모른다는 답을 받았다. 아까 비행기 안에서 친절은 투철한 직업정신이었을까? 배신감이 느껴진다.
미국의 서비스는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편하고 좋다. 그리고 미국은 그냥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친절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한 번 웃어주는 친절함, 뭔가 문제 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을 주겠다는 친절함, 나는 일관적인 미국의 친절함이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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