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중독된 한국사회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2-11-22 16:53
조회
1178

2005년 처음 미국 유학을 나오면서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한국에 개신교와 장로교를 처음 전해 준 아버지교단인 미국장로교신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기뻤고, 복음의 원조를 배울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으로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기숙사에 이사 온 바로 그날 깨져버렸습니다. 분명히 신학교 기숙사인데, 어디서 담배냄새가 계속 납니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알고 보니, 옆집 아저씨가 뒷뜰에서 줄담배를 피워댑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그 아저씨는 신학대학원 학생이었습니다. 이상한 학생이라고 혼자 낙인을 찍어버리고, 수업에 들어갔다가 더 당황스러운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며 교수님인 분이 쉬는 시간에 학생들과 교실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도무지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샌프란시스코 노회 쉬는 시간에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나와서 대화를 나눕니다. 정말 가끔 담배피우는 사람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담배는 안 피우시는 것 같습니다. 미국장로교에서는 금주나 금연은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금주와 금연을 가르쳤을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대표적인 이유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언더우드선교사님을 비롯한 초기선교사님들이 아주 보수적인 신앙생활을 했기때문입니다. 둘째는 당시 조선사람들이 술담배에 너무 찌들어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초기교회의 자료들을 살펴보면, 교회에서 술과 담배를 금했다는 기록들을 종종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믿고 변화된 삶의 기준이 술과 담배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제가 어릴 적 아버지는 예수님을 믿지 않으셨습니다. 그 때 종종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내가 저 술을 들고는 못 가지만, 다 마시고 갈 수는 있다." 감사하게도 아버지는 40년 전에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술을 완전히 끊으셨습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 마다, 한국의 밤문화에 놀라게 됩니다. 정말 밤새도록 놀더군요. 그리고 밤새도록 몇 차를 돌아가며 술을 마십니다. 술마신 후에는 대리운전기사를 부르죠. 참고로 미국에는 대리운전기사라는 프로그램은 아예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장사는 해도 망할게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적당히 마시기 때문이죠. 운전 못 할 만큼은 잘 마시지 않습니다. 운전 못 하면 집에 못가기 때문이죠. 반대로 한국사회는 젊은이나 노인이나 술에 찌들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술은 죽어야 끊을 수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제 대학 기독 서클 친구들의 모임에서도 술은 빠지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게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생활을 하는 저의 눈에는 너무나 이상해 보입니다. 가족들과 있어야 할 귀한 저녁 시간에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술마시는 사람들을 보면, 이 사회가 술에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주취감경"이라는 법이 있습니다. 술을 먹고 사고를 치면, 본인이 사고를 치겠다는 마음이 없었기때문에 죄를 감해주는 법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법은 없습니다. 책임도 못질 술을 마시고 사고쳤다고 봐주는 법은 없습니다.


 


군생활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이 술마시는 것이었습니다. 간신히 교회다닌다고 해서 술은 안 마셨지만, 간부들의 술자리 자체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맨정신으로 깨어서, 간부들의 술주정을 다 받아줘야 했죠. 짧은 회사생활이었지만, 역시 술자리는 힘들었습니다. 일자리에서는 못 해도 되지만, 술자리에서 못하면 출세할 수 없는 회사분위기였습니다. 역시 멀쩡히 깨어서 동료들의 술주정을 받아주고, 새벽까지 여직원들 집에 데려다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목사님들과 만나면 술 안 마셔서 너무 좋습니다.


 


큰 아들은 선천적으로 술을 못 마십니다.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서 주위 사람들이 염려해줄 정도입니다. 대학에서 본 한국 유학생들은 술을 너무 마신다고 합니다. 돈아깝고, 자신의 체질때문에 유학생들과는 어울릴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언제쯤 술 좋아하고, 술에 관대한 한국문화는 바뀔 수 있을까요?

전체 782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782
팔복은 무엇인가?
김동원목사 | 2024.03.16 | 추천 0 | 조회 148
김동원목사 2024.03.16 0 148
781
중독을 끊는 사순절금식
김동원목사 | 2024.03.09 | 추천 0 | 조회 380
김동원목사 2024.03.09 0 380
780
마음 세탁소
김동원목사 | 2024.03.04 | 추천 0 | 조회 427
김동원목사 2024.03.04 0 427
779
내 계획이 무너질 때
김동원목사 | 2024.03.04 | 추천 0 | 조회 473
김동원목사 2024.03.04 0 473
778
미국에서 미안함의 이중성
김동원목사 | 2024.02.12 | 추천 0 | 조회 1126
김동원목사 2024.02.12 0 1126
777
산상수훈을 시작합니다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1199
김동원목사 2024.01.29 0 1199
776
예수님없는 교회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1074
김동원목사 2024.01.29 0 1074
775
샌프란시스코가 세계에서 제일 잘 하는 것은?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1075
김동원목사 2024.01.29 0 1075
774
21일과 66일이 위기다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864
김동원목사 2024.01.29 0 864
773
2023년을 마무리하며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420
김동원목사 2024.01.29 0 420
772
예수님은 잘 생겼을까?
김동원목사 | 2023.12.23 | 추천 0 | 조회 849
김동원목사 2023.12.23 0 849
771
사울과 다윗 의 자녀교육비교
김동원목사 | 2023.11.22 | 추천 0 | 조회 1276
김동원목사 2023.11.22 0 1276
770
현대우상1. 자식이 우상이다.
김동원목사 | 2023.11.13 | 추천 0 | 조회 1420
김동원목사 2023.11.13 0 1420
769
부럽지가 않어
김동원목사 | 2023.10.28 | 추천 0 | 조회 1922
김동원목사 2023.10.28 0 1922
768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왜 이리 독선적일까?
김동원목사 | 2023.10.19 | 추천 0 | 조회 2017
김동원목사 2023.10.19 0 2017
767
고3때 전공을 정할 수 있을까?
김동원목사 | 2023.10.19 | 추천 0 | 조회 1492
김동원목사 2023.10.19 0 1492
766
팔레스타인사람들이 블레셋의 후손일까?
김동원목사 | 2023.10.14 | 추천 0 | 조회 1473
김동원목사 2023.10.14 0 1473
765
인내, 참는 능력
김동원목사 | 2023.10.08 | 추천 0 | 조회 1254
김동원목사 2023.10.08 0 1254
764
험악해진 샌프란시스코를 어찌할고?
김동원목사 | 2023.10.08 | 추천 0 | 조회 1311
김동원목사 2023.10.08 0 1311
763
사채업자같은 기도
김동원목사 | 2023.10.08 | 추천 0 | 조회 1153
김동원목사 2023.10.08 0 1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