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지겹게 파랗다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6-05-27 11:50
조회
1537

"목사님. 하늘이 지겹게 파래요."

늘 불평이 습관이 된 사람이었습니다. 날이 추우면 “춥다”고 불평하고, 더우면 “덥다”고 불평했습니다. 이 지역의 날씨에 대해서도 늘 “은근히 춥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계절이나 환경이 바뀌어도, 그분의 말투는 늘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불평이 기본값이 된 삶이었습니다.

요즘 샌프란시스코의 날씨는 참 좋습니다. 파란 하늘, 따뜻한 햇살, 바람까지 부드럽습니다. 전형적인 샌프란시스코 여름 날씨입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날씨인데도, 유난히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고, 하늘은 흐렸고, 바람은 차가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맑은 하늘이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나빠졌다가 좋아졌을 때” 비로소 좋은 것을 알게 됩니다.

왜 우리는 늘 이렇게 살아갈까요?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허전함을 느끼고, 그제야 감사함을 발견합니다.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기다가, 사라진 뒤에야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날씨는 돌고 도는 거지만, 한 번 잃으면 다시 찾을 수 없는 것은 어떨까요? 평생 불평하다가 나머지 인생은 후회하며 살 겁니다.

이 지역에서 목회를 하다가 미국 육군 군목으로 떠난 한 목사님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미국 최북단, 나이아가라폭포 근처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겨울이 거의 반년이나 되는 곳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온화한 날씨와는 완전히 반대인 지역입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목사님, 여기 날씨가 그립지 않으세요?”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그립죠. 그런데 생각보다 자주 그립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금방 익숙해집니다. 오히려 4계절이 뚜렷해서 더 만족스럽기도 합니다. 겨울이 춥고 여름이 덥지만, 겨울에는 봄을 기대하고 여름에는 가을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어디에 가서 살아도 완전히 만족스러운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만족은 환경보다 태도에 더 가깝습니다. 어디서든 좋은 것을 발견하고, 누릴 수 있는 태도가 더욱 중요합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주신 이 맑은 하늘과 날씨를, 그냥 스쳐 보내지 말고 누려보면 좋겠습니다. 당연한 것이 아니라 선물로 받아들이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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