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3대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6-07-29 16:14
조회
487
아버지는 머리가 참 좋으시다. 하루 장사를 마치고 집에 오셔서 장부를 정리하신다. 빼곡히 적힌 숫자들을 암산으로 계산하셨다. 아버지는 계산기도 없고, 주판도 안쓰신다. 아버지는 기억력이 참 좋으시다. 14년 전 방문했던 미국 동네의 이름과 길을 기억하시고,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신다. 아버지는 어릴 적에 공부할 기회가 없으셨다. 국민학교 마치고 학교를 더 이상 다니시지 못하셨다. 공부하셨으면 참 잘하셨을 분이다. 남들은 아버지가 무식한 줄 알지만, 아버지는 똑똑하신 분이시다.
아버지는 내가 성적을 잘 받아오면 좋아하셨다. 본인이 교육을 많이 못 받으셨으니, 아들이 공부 잘 하면 얼마나 기쁘셨을까? 아버지는 내가 서울대에 가기를 바라셨다. 나는 아버지의 뜻을 져버리고 연세대를 지원했다. 그래도 아버지는 내 자랑을 하고 다니셨다. "내 아들 연세대 다녀요." 공부 머리는 아버지 머리를 닮은 것 같다.
얼마 전에 머리 자르러 미장원에 갔다. 미용사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예전 동네 오빠 얘기를 했다.
"목사님. 우리 동네에서 제일 똑똑한 오빠가 있었는데, 연세대를 다녔어요. 연세대 다니는 사람은 목사님이나 저같은 사람과는 다르잖아요?"
확신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이야기하셨다.
'내가 바보 같아 보였나보다, 어쩌면 저렇게 확신하며 얘기할 수 있을까?'
미용사분이 미안해 할까봐 나도 연세대 나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 목사로서는 이런 이미지가 좋다. 잘난 척 아는 척 하지 않고 산다는 거니까 말이다. 목사에게 가장 나쁜 말이 "저 목사 똑똑해 보인다."라는 말이란다. 선배 목사님이 일러주셨던 말씀이다.
얼마 전 작은 아들이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다가 아이 하나가 크게 다쳐서 머리에 피가 흘렀다. 작은 아들은 대학소방서소속 응급구조사(EMT)로 4년을 근무했다. 당시에도 EMT 킷을 휴대하고 있었고, 바로 다친 어린이의 머리를 치료해주고 병원으로 갈 수 있게 조치했다. 교회 대학부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쟤는 뭐하는 애인데, 능숙하게 환자를 치료하지?"
아들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교회친구들이 다 내가 멍청한 줄 알아요. 맨날 웃기는 얘기나 하고 장난치고 다니니 제가 멍청한 줄 알더라구요."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거 아빠 닮아서 그런거니까 기분 나빠하지 마라. 너나 나나 똑같은 대접받고 살고 있구나."
우리 3대가 모두 바보 취급을 받고 있다. 우리 집안 전통인가?
아버지는 내가 성적을 잘 받아오면 좋아하셨다. 본인이 교육을 많이 못 받으셨으니, 아들이 공부 잘 하면 얼마나 기쁘셨을까? 아버지는 내가 서울대에 가기를 바라셨다. 나는 아버지의 뜻을 져버리고 연세대를 지원했다. 그래도 아버지는 내 자랑을 하고 다니셨다. "내 아들 연세대 다녀요." 공부 머리는 아버지 머리를 닮은 것 같다.
얼마 전에 머리 자르러 미장원에 갔다. 미용사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예전 동네 오빠 얘기를 했다.
"목사님. 우리 동네에서 제일 똑똑한 오빠가 있었는데, 연세대를 다녔어요. 연세대 다니는 사람은 목사님이나 저같은 사람과는 다르잖아요?"
확신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이야기하셨다.
'내가 바보 같아 보였나보다, 어쩌면 저렇게 확신하며 얘기할 수 있을까?'
미용사분이 미안해 할까봐 나도 연세대 나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사실 목사로서는 이런 이미지가 좋다. 잘난 척 아는 척 하지 않고 산다는 거니까 말이다. 목사에게 가장 나쁜 말이 "저 목사 똑똑해 보인다."라는 말이란다. 선배 목사님이 일러주셨던 말씀이다.
얼마 전 작은 아들이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다가 아이 하나가 크게 다쳐서 머리에 피가 흘렀다. 작은 아들은 대학소방서소속 응급구조사(EMT)로 4년을 근무했다. 당시에도 EMT 킷을 휴대하고 있었고, 바로 다친 어린이의 머리를 치료해주고 병원으로 갈 수 있게 조치했다. 교회 대학부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쟤는 뭐하는 애인데, 능숙하게 환자를 치료하지?"
아들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교회친구들이 다 내가 멍청한 줄 알아요. 맨날 웃기는 얘기나 하고 장난치고 다니니 제가 멍청한 줄 알더라구요."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거 아빠 닮아서 그런거니까 기분 나빠하지 마라. 너나 나나 똑같은 대접받고 살고 있구나."
우리 3대가 모두 바보 취급을 받고 있다. 우리 집안 전통인가?
전체 866
|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 866 |
New 파인애플에 예수를 판 목사
김동원목사
|
2026.08.10
|
추천 0
|
조회 18
|
김동원목사 | 2026.08.10 | 0 | 18 |
| 865 |
아이들 앞에서 쑈를 하다.
김동원목사
|
2026.08.08
|
추천 0
|
조회 58
|
김동원목사 | 2026.08.08 | 0 | 58 |
| 864 |
시편을 노래하자
김동원목사
|
2026.08.01
|
추천 0
|
조회 381
|
김동원목사 | 2026.08.01 | 0 | 381 |
| 863 |
바보 3대
김동원목사
|
2026.07.29
|
추천 0
|
조회 487
|
김동원목사 | 2026.07.29 | 0 | 487 |
| 862 |
교만하면 망한다.
김동원목사
|
2026.07.18
|
추천 0
|
조회 746
|
김동원목사 | 2026.07.18 | 0 | 746 |
| 861 |
시간의 매듭을 만드세요
김동원목사
|
2026.07.04
|
추천 0
|
조회 1153
|
김동원목사 | 2026.07.04 | 0 | 1153 |
| 860 |
자랑의 결과는 쓰리다
김동원목사
|
2026.06.24
|
추천 0
|
조회 1211
|
김동원목사 | 2026.06.24 | 0 | 1211 |
| 859 |
경계선에 선 예배자들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244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244 |
| 858 |
차이와 차별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170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170 |
| 857 |
아버지에게 배운 성실함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214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214 |
| 856 |
화를 어떻게 잘 풀 것인가?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177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177 |
| 855 |
목사의 정직성
김동원목사
|
2026.06.11
|
추천 0
|
조회 1266
|
김동원목사 | 2026.06.11 | 0 | 1266 |
| 854 |
그 선생님, 점쟁이인가?
김동원목사
|
2026.06.08
|
추천 0
|
조회 1327
|
김동원목사 | 2026.06.08 | 0 | 1327 |
| 853 |
학폭가해자는 지금 뭐하고 살까?
김동원목사
|
2026.06.08
|
추천 0
|
조회 1225
|
김동원목사 | 2026.06.08 | 0 | 1225 |
| 852 |
두 장로님 이야기
김동원목사
|
2026.05.29
|
추천 0
|
조회 1301
|
김동원목사 | 2026.05.29 | 0 | 1301 |
| 851 |
건강이 최고입니다?
김동원목사
|
2026.05.27
|
추천 0
|
조회 1285
|
김동원목사 | 2026.05.27 | 0 | 1285 |
| 850 |
왜 사람들은 솔로몬을 부러워할까?
김동원목사
|
2026.05.27
|
추천 0
|
조회 1304
|
김동원목사 | 2026.05.27 | 0 | 1304 |
| 849 |
하늘이 지겹게 파랗다
김동원목사
|
2026.05.27
|
추천 0
|
조회 1320
|
김동원목사 | 2026.05.27 | 0 | 1320 |
| 848 |
숙제 안 해가서 맨날 맞았던 기억
김동원목사
|
2026.05.20
|
추천 0
|
조회 1312
|
김동원목사 | 2026.05.20 | 0 | 1312 |
| 847 |
다윗의 착각
김동원목사
|
2026.05.13
|
추천 0
|
조회 1379
|
김동원목사 | 2026.05.13 | 0 | 13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