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 엄귀현과 이재형 대감의 이야기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0-10-05 14:21
조회
640

중량구 중화동에 경동제일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원래 "봉화현교회"였습니다. 1904년 미국감리교와 미국북장로교선교사님들이 힘을 모아서 세운 교회였습니다. 이 교회를 섬기던 엄귀현이라는 영수가 있었습니다.


 


한국초대교회때는 지금과 다른 직분들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목회자들이 부족했기때문에 평신도들 중에 믿음 좋은 사람들에게 목회자의 일을 나눠서 담당하게 했던 것이 었습니다. 조사(助事, helper)라는 직분은 현재의 전도사정도의 직분으로 성만찬을 제외한 목회자의 일을 담당했습니다. 여자분들은 '전도부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영수(領袖,leader)는 장로안수를 받지 않은 상태로 교회를 담당하여 이끌어 가는 직분이었습니다. 설교와 목회를 책임졌는데, 교회에서 사례는 받지 않는 봉사자였습니다. 목사가 없는 교회에는 영수를 임명하곤 했습니다.


 


엄귀현은 봉화현교회의 영수였습니다. 그는 평생 마부로 일을 했는데, 이재형이라는 대감의 마부로 일할 때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재형대감은 왕족으로 조금만 일찍 태어났으면 고종황제대신 왕이 될 수도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엄귀현은 아주 성실하게 이재형대감의 마부로 섬겼습니다. 이대감이 주막에서 술마시고 잠을 자게 되면, 엄귀현은 자리를 뜨지 않고 밤새도록 불침번을 설 정도였습니다. 이에 감동한 이대감은 엄귀현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엄귀현은 이대감을 전도하려고 합니다.


 


“나리, 황송하오나 오늘부터 예수를 믿으소서. 그래야 나리도 죄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을 수 있사옵니다.”


 


그러자 이대감은 버럭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예수 믿으면 너 같은 상놈이 양반(兩班)이라도 된단 말이냐?’


 


엄귀현은 이렇게 말을 이어갑니다.


“저는 마부꾼 신세 면하려고 예수 믿는 게 아닙니다. 도리어 이제부터 마부꾼 노릇 더 잘해얍지요. 나리께서 예수 믿으시면 일평생 마부꾼으로 나리를 모시겠습니다”


 


이대감은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엄귀현의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재형은 후에 예수님을 믿고, 신학교가서 목사가 됩니다. 남대문교회와 승동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게 됩니다.


 


엄귀현영수는 예수님을 믿기 전, 힘좀 쓰고 성격도 사나운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완전히 성격이 변해서 온유한 사람이 되었고, 매일 교회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마룻바닥에 부딛히며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마에 계란만한 굳은 살이 늘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625전쟁 중에 교회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떠나면 폐혀가 될 교회를 지키러 피난도 가지 않았습니다. 1951년 1.4후퇴때, 교인들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피난을 가다가 안양 근처에서 폭격을 맞아서 죽게 됩니다. 


 


우리는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할까요? 엄귀현영수의 답변은 우리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이런 평신도가 있게 교회가 지켜지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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