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난 담임목사의 갑질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6-03-27 12:44
조회
731
제가 처음 전도사를 시작한 교회는 염리동 산꼭대기에 있는 염산교회였습니다. 제가 그 교회의 교육전도사로 가게 되었다고 모교회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거기를 왜 가냐?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특이한 분이다."라고 만류하셨습니다. 저를 만류하는 목사님을 보니, 하나님께서 저를 그 교회로 보내신다는 확신이 들어서 저는 뒤도 안 돌아보고 염산교회로 갔습니다.

염산교회담임목사님은 좀 별나신 분은 맞았습니다. 밖에서는 부흥사로 활동하셨고, 교회 목회는 그렇게 많은 신경을 쓰시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토요일 어느 날 교사들과 학교 앞 노방전도를 하러 교회에 갔다가, 복도에서 담임목사님을 독대했습니다. 제가 넙죽 인사를 드리니, 담임목사님께서는 저를 보고 "우리 교회 청년인가?"라고 되물으셨습니다. 4명 밖에 없는 교육전도사의 얼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은 교육전도사들도 수요예배에 참석을 했습니다. 맡은 업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지만, 오라면 가는거였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는 1달 뒤에 전교인 총동원 수요예배를 하겠다고 하셨고, 가장 출석률이 부진한 교구 부목사는 해고하겠다고 교인들 앞에서 선포해버리셨습니다. 그때부터 부목사님들은 생존을 위해서 전도하시고 심방하셨습니다. 옆에 보고 있는 교육전도사들의 눈에는 이건 완전히 담임목사님의 갑질이었고, 부목사님들이 너무나 불쌍해보였습니다. 그 중에 한 목사님이 심방 중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하셨지만, 총동원 수요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 다리에 기브스를 하신 채로 목발을 짚고 병원을 탈출하셨습니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 속에서 저는 병원에서 탈출하신 부목사님을 위로하며 말했습니다. "목사님, 이거 담임목사님이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그러자 부목사님은 저를 책망하며 말씀하셨습니다. "김전도사 그런 말 하지마, 자네가 저렇게 해봐 저런다고 교회가 움직일 것 같아?" 오히려 담임목사님의 편을 드셨습니다.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총동원수요예배는 만석이었습니다. 교구의 아이들까지 모두 참석했습니다. 교구부목사님을 살리기 위해서 교인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님께서는 아무도 해고하지 않으셨습니다. 담임목사님은 교인들보라고 쑈를 하셨던 것입니다. 예배참석 열심히 하지 않으면 부교역자를 해고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선언으로 교인들에게 예배참여를 독려하셨던 것입니다.

담임목사님은 말 그대로 별난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정말 마음이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열심히 교회를 섬긴 부목사를 그냥 내보내는 일은 없었습니다.  한 분은 미국 유학을 보내주셨고, 한 분은 교회개척을 시켜주셨고, 한 분은 선교사로 보내주셨고, 한 분은 독일 유학을 보내주셨습니다. 겉으로는 갑질을 하는 척 하셨지만, 속으로는 아끼고 배려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는 그 독특한 담임목사님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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