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의 기억 vs 가해의 기억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0-05-21 14:39
조회
684

중학교때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학교는 남녀공학이었습니다. 게다가 남녀가 같은 반에서 함께 공부했습니다. 70명 중에서 35명은 남자, 35명은 여자였습니다. 제 짝이 있었는데, 어느날 제 짝이 선생님께 가서 제가 그 학생을 섭섭하게 했다고 일렀습니다. 선생님께 불려가서 혼났는데, 도무지 제가 잘못한 것이 기억이 나지 않아서 억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여학생이 거짓말을 했겠습니까? 제가 그 여학생에게 잘못했겠죠. 그러나 저는 저의 가해를 기억하지 못하고, 제가 억울하게 혼난 것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느 심리학자가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다른 사람에게 뒷통수 맞아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어 보았습니다. 한명도 빠지지 않고, 자기가 당했던 억울한 일을 하소연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다른 사람의 뒷통수를 쳐본 적이 있나?"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답니다. 거짓말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사람의 기억은 아주 간사합니다.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만 기억하고, 자신이 행한 잘못은 잊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배 때마다 회개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런데 내가 지은 흉악한 죄들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시지 않은 섭섭한 기도제목들만 기억이 납니다. 우리의 기억이 너무나 간사합니다. 잊기 전에 우리의 흉악한 죄를 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늘 기억하며 살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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