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어낚시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0-07-07 14:23
조회
738

대학생때 제주도에 사는 친구집에 친구들과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멀리서 온 친구를 위해서, 제주도 친구는 근처 냇가로 낚시를 가자고 했습니다. 이름하여 '은어낚시'였습니다. 제주도의 강들은 '용천'이 많습니다. 현무암지형이라서, 물이 땅 속으로 모두 스며들었다가 바닷가에서 솟아 오르는 강들입니다. 멋진 바닷풍경을 보면서 시원한 냇가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은어낚시는 좀 특이했습니다. 먼저 '씨은어'라는 미끼가 있어야 합니다. 씨은어는 살아있는 은어입니다. 근처의 식당에 가면 씨은어를 구할 수 있습니다. 씨은어를 낚시 바늘에 끼워서 은어들이 살만한 곳에 던집니다. 그러면 씨은어가 여기 저기 누비고 다니죠. 잠시 뒤에 입질이 와서 건져보면, 씨은어 옆에 있는 다른 낚시 바늘에 다른 은어가 잡혀서 올라옵니다. 정말 이상한 것은 다른 은어가 바늘을 물고 올라오지 않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낚시 바늘에 찔려서 올라왔습니다.


 


은어의 성질을 이용한 낚시 방법입니다. 은어는 텃새가 심합니다. 자기 구역에 다른 은어가 나타나는 것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다른 은어가 나타난 것을 보고, 온 몸으로 밀어내다가 바늘에 찔려서 올라오는 것입니다. 이 은어는 다시 씨은어가 되어서 다른 은어들의 자리를 침입하고, 또 다른 은어가 잡혀 올라옵니다.


 


만약 그렇게 잡혀서 미끼가 된 은어가, 다른 은어들을 피해다니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낚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낚시에 잡힌 은어는 다시 한번 다른 은어들에게 텃세를 부리고, 그 텃세를 못 참은 은어는 또 잡혀 올라오는 것입니다.


 


신기한 낚시를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봤습니다. 사람도 텃세를 부립니다. 내 영역을 누가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예배시간에 내가 앉는 자리가 있고, 식사시간에 내가 앉는 자리가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 교회에서는 자기가 늘 앉는 예배당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은 것을 보고, 싸움이 붙었습니다. 끝내 자리 주인이라는 사람이 총질을 해서 새가족을 죽여 버렸습니다.


 


내의 편함을 추구하면, 텃세가 시작됩니다. 내가 좀 불편하여 교회를 세우는 성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78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586
코로나의 계절에 새로운 도전!
김동원목사 | 2020.08.04 | 추천 0 | 조회 753
김동원목사 2020.08.04 0 753
585
입시성공의 3요소
김동원목사 | 2020.07.31 | 추천 0 | 조회 771
김동원목사 2020.07.31 0 771
584
은어낚시
김동원목사 | 2020.07.07 | 추천 0 | 조회 738
김동원목사 2020.07.07 0 738
583
다윗의 비극
김동원목사 | 2020.07.05 | 추천 0 | 조회 728
김동원목사 2020.07.05 0 728
582
좋은 대학? 좋은 교회?
김동원목사 | 2020.06.05 | 추천 0 | 조회 686
김동원목사 2020.06.05 0 686
581
나이 들어도 꼰대가 안 되는 방법
김동원목사 | 2020.06.02 | 추천 0 | 조회 729
김동원목사 2020.06.02 0 729
580
거짓말 하고 복받은 사람들 이야기-성경적 거짓말
김동원목사 | 2020.05.30 | 추천 0 | 조회 752
김동원목사 2020.05.30 0 752
579
피해의 기억 vs 가해의 기억
김동원목사 | 2020.05.21 | 추천 0 | 조회 683
김동원목사 2020.05.21 0 683
578
성령의 위로 vs 사탄의 위로
김동원목사 | 2020.05.21 | 추천 0 | 조회 613
김동원목사 2020.05.21 0 613
577
성경에도 2주 자가격리가 있습니다.
김동원목사 | 2020.05.19 | 추천 0 | 조회 652
김동원목사 2020.05.19 0 652
576
허철선 선교사와 미국장로교
김동원목사 | 2020.05.18 | 추천 0 | 조회 601
김동원목사 2020.05.18 0 601
575
성경공부는 삶의 자리에서 해야 한다.
김동원목사 | 2020.05.12 | 추천 0 | 조회 669
김동원목사 2020.05.12 0 669
574
[교회와 코로나]이 편함은 뭐지?
김동원목사 | 2020.05.09 | 추천 0 | 조회 580
김동원목사 2020.05.09 0 580
573
빡센 훈련이 능사일까?
김동원목사 | 2020.05.06 | 추천 0 | 조회 553
김동원목사 2020.05.06 0 553
572
[교회와 코로나]인간은 변화의 동물이다.
김동원목사 | 2020.04.28 | 추천 0 | 조회 1466
김동원목사 2020.04.28 0 1466
571
[교회와 코로나]종말론이 창궐하다.
김동원목사 | 2020.04.26 | 추천 0 | 조회 605
김동원목사 2020.04.26 0 605
570
[교회와 코로나]돈때문에 잊어버린 하나님
김동원목사 | 2020.04.25 | 추천 0 | 조회 444
김동원목사 2020.04.25 0 444
569
[코로나와 교회]원래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김동원목사 | 2020.04.18 | 추천 0 | 조회 403
김동원목사 2020.04.18 0 403
568
[코로나와 교회]희생양을 찾아서...
김동원목사 | 2020.03.25 | 추천 0 | 조회 370
김동원목사 2020.03.25 0 370
567
[코로나와 교회]교회의 권위
김동원목사 | 2020.03.25 | 추천 0 | 조회 443
김동원목사 2020.03.25 0 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