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름같은 인생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9-12-13 00:33
조회
413

교회 권사님이 깻잎 모종을 나눠주셨습니다. 받아 온 모종을 뒷뜰에 심었습니다. 아침마다 열심히 물을 줬지만,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으니,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웃 중에 깻잎 농사를 잘 하는 분이 계셔서 여쭤 보았습니다. 비료를 주지 안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닭똥으로 된 비료가 가장 좋다고 해서, 비료를 한 포 구입했습니다. 냄새가 얼마나 지독하던지, 차 안에 똥냄새가 가득합니다. 비료의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깻잎은 잘 자랐습니다.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영양물질'을 '거름'이라고 합니다. 닭똥같은 것이 대표적인 거름이 되겠습니다. 거름은 자신을 썩혀서 다른 식물을 자라게 합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된 후, '제 인생이 거름같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저의 부모님이 거름같은 인생을 사셨습니다. 늘 자식만 생각하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며 희생하셨습니다. 제 부모님은 저를 위해서 기꺼이 '거름'이 되어 주셨습니다. 저도 제 자식을 키우면서 같은 마음을 품습니다. '내가 너를 위해 썩어 줄게. 무럭 무럭 성장하렴...' 자식을 위해 거름이 되면서도 전혀 억울하지 않고 행복한 이 마음은 무엇일까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기꺼이 거름이 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을 통해서, 우리가 생명의 길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장예배를 드려 본 적이 있습니다. 10년이 넘은 시신을 이장하게 되었는데, 관 속에 남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모두 썩어 버렸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몸도 언젠가는 죽어서 썩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썩어서 누군가를 키워 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일까요? 누군가에게 거름이 되는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나를 위해 거름같은 인생을 사신 예수님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전체 788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568
[코로나와 교회]희생양을 찾아서...
김동원목사 | 2020.03.25 | 추천 0 | 조회 384
김동원목사 2020.03.25 0 384
567
[코로나와 교회]교회의 권위
김동원목사 | 2020.03.25 | 추천 0 | 조회 476
김동원목사 2020.03.25 0 476
566
[코로나와 교회]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김동원목사 | 2020.03.25 | 추천 0 | 조회 421
김동원목사 2020.03.25 0 421
565
잘 놀아야, 잘 믿는다
김동원목사 | 2020.03.07 | 추천 0 | 조회 412
김동원목사 2020.03.07 0 412
564
갈대상자를 만들자
김동원목사 | 2020.02.13 | 추천 0 | 조회 462
김동원목사 2020.02.13 0 462
563
모세를 내려놓음
김동원목사 | 2020.02.13 | 추천 0 | 조회 506
김동원목사 2020.02.13 0 506
562
성경필사를 하면서 느낀 점들
김동원목사 | 2020.02.07 | 추천 0 | 조회 498
김동원목사 2020.02.07 0 498
561
목사아들의 사춘기
김동원목사 | 2020.01.24 | 추천 0 | 조회 555
김동원목사 2020.01.24 0 555
560
참 변하기 좋은 때다.
김동원목사 | 2020.01.03 | 추천 0 | 조회 406
김동원목사 2020.01.03 0 406
559
선입견을 버려야 신앙이 자란다.
김동원목사 | 2020.01.02 | 추천 0 | 조회 446
김동원목사 2020.01.02 0 446
558
양과 염소의 비유
김동원목사 | 2019.12.29 | 추천 0 | 조회 452
김동원목사 2019.12.29 0 452
557
슬픈 GPS이야기
김동원목사 | 2019.12.23 | 추천 0 | 조회 361
김동원목사 2019.12.23 0 361
556
기다림과 설레임
김동원목사 | 2019.12.23 | 추천 0 | 조회 2254
김동원목사 2019.12.23 0 2254
555
믿음과 기다림
김동원목사 | 2019.12.13 | 추천 0 | 조회 424
김동원목사 2019.12.13 0 424
554
거름같은 인생
김동원목사 | 2019.12.13 | 추천 0 | 조회 413
김동원목사 2019.12.13 0 413
553
분위기를 바꾸면 아이들이 바뀝니다.
김동원목사 | 2019.11.15 | 추천 0 | 조회 391
김동원목사 2019.11.15 0 391
552
말하면 소문나고, 기도하면 해결난다.
김동원목사 | 2019.11.14 | 추천 0 | 조회 365
김동원목사 2019.11.14 0 365
551
어둔 밤 쉬 되리니
김동원목사 | 2019.11.12 | 추천 0 | 조회 338
김동원목사 2019.11.12 0 338
550
중국축구가 안 되는 이유?
김동원목사 | 2019.11.11 | 추천 0 | 조회 373
김동원목사 2019.11.11 0 373
549
소대장님. 신학교오셔야죠!
김동원목사 | 2019.10.30 | 추천 0 | 조회 333
김동원목사 2019.10.30 0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