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두얼굴
처음 전임전도사로 영락교회에 갔을 때 일입니다.
사무실에 출근한 첫주였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서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아주 거만한 목소리였습니다.
'야! 나 **교회 ***목산데, 당장 선교부 뛰어가서 ###목사 전화받으라고 해!'
아니, 처음 본 사람에게 이렇게 전화하는 사람이 목사인가요?
머리 속에 두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아주 권력이 센 목사이거나.
2. 아주 정신이 나간 목사로구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이런 전화를 하는 사람이 목사일 수 있을까요? 이 분이 교회에서는 어떨까요? 교인들에게 이럴까요? 안 그럽니다. 이 분에게는 철저한 두얼굴이 있었습니다. 이 분의 목회는 어떨까요? 아주 잘 하고 계셔서, 교회는 전설과 같이 큰 교회가 되었습니다.
목사가 가면을 쓸 수 있습니다. 교인 앞에서 철저하게 가면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면을 쓰지 않는 대상이 있습니다. 가족, 부목사들... 친구도 모르는 모습을 가족은 알고, 부목사들은 알고 있습니다. 부목사들에게 존경받는 담임목사님이라면, 존경받을 만한 분인거죠.
이 이야기를 생각하면 두가지 고민이 생깁니다.
1. 목회 잘 하는 것이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위의 분은 목사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너무 너무 교회가 잘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나름 이렇게 위로해봅니다. 목회성공은 교회사이즈가 아니야. 바른 목회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2. 나는 부목사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인가?
부목사, 전도사들도 제가 섬겨야 할 목회의 대상입니다. 제가 부목사 시절에 담임목사님을 향해 가지고 있었던 불만을, 지금 우리 교회의 부교역자들이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요?
가족과 부교역자도 목회의 대상입니다. 하나님께서도 불꽃과 같은 눈으로 우리를 보시지만, 제 아내, 두 아들, 부목사님도 저를 불꽃과 같은 눈으로 평가하시기 때문이죠.
하나님 두려운 줄 알고, 사람 두려운 줄 아는 목사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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