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성경은?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1-03-09 23:28
조회
20409

미국생활 6년째를 접어들면서, 묘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영어는 별로 늘지 않으면서, 한국말이 어려워지는 현상입니다.그래서 그런지 성경도 좀 쉬운 말로 씌여진 것이 더 손이 가고, 이해도 빠릅니다.


어느 1.5세 청년이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 청년은 한국말을 비교적 잘하는 청년이었습니다.

어느 날 개역개정성경을 들고 와서 물었습니다.


청년: '목사님. 한국 사람들이 이런 말을 쓰나요?

예수님께서 이르시되...

나: '아니 그런 말을 쓰지는 않는다.'

청년: '그러면 쓰지도 않는 말이 왜 성경에 있어요. 한국말 너무 어려워요.'

나: '미안하다...'


정말 미안했습니다. 한국말 잘하는 사람들이 못하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경우입니다. 극단적인 이민교회의 예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젊은 세대들, 어린 세대들이 성경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경을 보려면 성경의 말투를 따로 배워야 합니다. 개중에 나오는 고어들은 따로 사전을 펴 놓고 공부해야 합니다. 아무리 한국말을 잘 하는 사람도 소용없습니다. 


한국말을 아주 잘하시는 분이라면 다음의 뜻을 맞춰보십시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경인 '개역한글판'의 한 절입니다. 


'사도행전27:12 그 항구가 과동하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과동하자'


여기서 '과동'이 무슨 뜻일까요? 아십니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고어로 나옵니다. 실제로 지금은 '사어(죽은 언어)'입니다.


 過冬 wintering; passing the winter


즉, 겨울을 지냈다는 뜻입니다. '항구에서 겨울을 지내기가 불편했다'는 말입니다.


이래도 '개역한글성경'이 시대에 맞고, 가장 잘 번역된 성경이며, 앞으로 우리 자녀들을 위한 성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성경의 원어는 히브리어, 헬라어입니다. 신학교에서 그 말들을 배우면서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성경 참 쉽게 썼구나... 어렵게 쓴 책이 아니구나!'


번역은 그냥 번역입니다. 거기에 목숨 걸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 교회에는 한인 1.5세도 같이 예배를 드리고, 심지어 2세도 같이 한국말로 예배를 드립니다. 그 사람들에게 개역개정이나, 개역한글성경을 들이 밀면, 아주 큰 좌절을 느낍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에서는 '새번역성경'을 사용합니다. 이 성경도 공인번역기관인 대한성서공회의 번역본입니다. 혹자들은 이 책이 '의역이다. 성경같지 않다'라고 이야기하시지만, 그 근거는 아주 모호합니다.


힘있는 어른들이 어려운 성경을 선호하시는 동안,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은 성경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표준 성경이 신속히 '새번역성경'으로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물론, 제가 40년동안 본 개역한글성경이 제게는 제일 익숙합니다. 좋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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