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 쓰는 것이 미덕?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1-02-11 01:11
조회
20130

아이들이 많이 큰 것 같습니다.

매달 첫날이 되면, 온 가족의 몸무게와 키를 잽니다. 물론 엄마 아빠는 키를 잴 필요가 없겠죠. 아이들의 성장을 잘 기록하기 위해서 측정을 하고, 엑셀표에 잘 집어 넣습니다. 아이가 대학갈 때쯤, 그래프로 만들어서 선물로 줄 생각입니다.


얼마 전, 학교갈 시간이 되었는데, 큰 아이(초등학교5학년)가 양말이 없다고 합니다. 제 양말 중 좀 작은 것을 줬습니다. 맞더군요!!! 너무 신기했습니다. 양말을 물려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든지...


아마 이게 물려주는 기쁨인가 봅니다. 아껴써야지 잘 살죠...


그런데 물려주면 안 될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부모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재벌 젊은이가 나이 드신 분을 2천만원주면서 야구방망이로 팼다고 합니다. 부모로부터 돈은 물려받았지만, 기업정신은 물려받지 못한 모양입니다. 기업정신을 받고, 돈을 안 받았다면 그 젊은이는 참 잘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꾸로 물려받았습니다.


기업은 사장님뿐 아니라, 직원들의 피와 땀이 섞인 곳입니다. 사장님의 권한이 크다고 하지만, 사장님의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혼자 기업을 잘해도, 소비자들이 돕지 않았다면, 역시 그 기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고 합니다.


교회는 어떨까요? 교회는 누구의 것일까요? 교회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굳이 누구의 것이라고 파고 들면, 어느 사람의 것일까요? 아마 교인들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개척을 했다고 할지라도 개척한 목사님의 것은 될 수가 없습니다.

'내가 세운 교회'라고 말씀하신다면... 내가 세울 수 있는 것이 교회일까요? 하나님이 세우셔야 교회가 아닌가요? 


저는 아들에게 물려줄 교회가 없습니다. 아니, 있어도 교회는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제 아들이 목회자의 길을 걸어간다면, 참 기쁘고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밑이 아닌, 다른 교회에서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종종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나도 아빠처럼 목사님이 되고 싶어요...'

물론 진지하게 하는 말은 아닙니다. 아빠가 좋고, 아빠하는 일이 멋져 보이면 하는 말입니다.

그때마다 제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빠는 진성이가 목사님이 되는 것이 참 기쁘고 좋다. 그러나 아빠 덕 볼 생각으로 하는 말이면 하지 말아라. 그건 너에게 독이 된다.'

아이가 제대로 알아 들을 지는 모르지만, 항상 머리 속에 심어줍니다.

'내가 목사를 하면, 아버지가 도와줄 수 있어...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목사뿐이야. 세상에서 목사하는 것이 제일 쉬울 것 같아...' 이런 생각 못하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제 아들이 하나님보다 저를 의지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두아들에게 하나님께서 하나님되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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