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조직은 무서워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1-02-17 20:07
조회
20015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말도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시말서 쓸 수 있을까요?

있습니다.

용서와 사랑이 있어야 넘치는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조직의 힘입니다.


처음에 갔던 교회는 규율이 아주 아주 엄한 곳이었습니다. 워낙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규칙이 필요했고, 규칙을 확실하게 밀기 위해서는 예외가 없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 넌센스같은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일이 밝히기도 부끄럽습니다.


그때는 그게 너무 당연했습니다. 그게 조직이었으니까요. 조직에 있으면, 그 조직 밖을 보지 못합니다. 군대에 가면, 군대가 전부인 줄 알고 살죠. 제대하고 밖에 나갈 사람인 것을 모르고 삽니다. 군대에서 조금이라도 잘해주면, 정말 귀한 사람을 평생 얻을 수 있는데, 조직에 있으면 서로 괴롭히고 갈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얼마 전 한국의 의무경찰들의 구타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밖에서 만나면, 점잖은 청년들인데, 경찰복입히고, 경찰차를 태우고, 상관들이 몇마디 하면, 서로 구타하는 조직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상식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조직이 조직이라도 상식을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식이 있어야죠. 목회자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한 조직 문화 속에 빠져 살면 안 되죠. 상식이 통해야죠.


말씀드리면 모두 아실만한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도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그냥 그 속에서 살면 그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이지만, 거기서는 괜찮습니다. 다들 그러니까요. 상식적으로 목회자가 그러면 안 됩니다. 그래도 그 조직 안에서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 조직에서 평생 살 것은 아니죠. 언젠가는 그 조직을 벗어날 날도 있죠.


멀쩡한 사람도 조직 속에 들어가면, 완전히 버리는 경우를 아주 쉽게 봅니다. 조직이 사람을 눈멀게 하고, 교회조직도 조직폭력배조직같이 사람을 망칠 수 있는 것입니다.

조직보다 중요한 것은 상식입니다. 말씀입니다. 조직보다 말씀과 상식이 앞서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정말 어렵습니다. 조직은 그 문화와 구성원의 기막힌 조합이 있기때문에... 그리고 조직은 한번 결성되면, 엄청난 생명력도 갖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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