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욱목사님의 사임을 보면서...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0-11-07 00:12
조회
25280

한국에 대단한 교회가 있습니다. 청년들이 2만명 출석하는 교회, 삼일교회입니다. 10년 전 쯤, 몇번 방문을 했습니다. 정말 대단하더군요. 예배당이 너무 작았습니다. 낡았고, 찾아가는 길은 너무 힘겨웠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많은 청년들이 모여있었고, 너무 열정적으로 기도했습니다. 예배가 끝이나도 나가는 청년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모두 앉아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전병욱목사님이라는 걸출한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그 교회에 중심이 하나님인가? 전목사님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목사님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습니다. 좋아 하시는 분들도 참 많고, 너무 파격적이셔서 무슨 저런 목사가 다 있어?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래도 저래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수많은 청년들이 전목사님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신앙생활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 교회에서 청년부가 제대로 있고, 청년들이 즐겁게 신앙생활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교회에서 청년이 떠나고 있다는 말은 한  두해 들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청년들이 권위적이고, 복음이 떠난 교회에서 염증을 느끼며 떠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전병욱목사님은 정말 대단하고, 훌륭하고, 힘겨운 일을 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원래 청년들이 많은 교회는 재정적으로 아주 아주 힘듭니다. 청년들은 키우는 대상이지, 재정의 넉넉함을 바랄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전병욱목사님께서 성추행혐의로 교회를 사임하셨습니다. 지금 삼일교회는 엄청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소문들이 있습니다. 성추행정도가 아니다, 더 심한 일이 상습적으로 있었다... 라는 주장과 그냥 안마 해달라고 했는데 상대방이 성적 모욕을 느꼈다.. 라는 주장입니다. 뭐.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이니 이것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목회자는 항상 조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처음 전임전도사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엄하기로 소문난 영락교회에서 목회를 처음 배웠습니다. 오리엔테이션 3일동안 목회자의 도리와 태도에 대해서 배웠는데, 그 때 정말 이해가 가지 않던 내용이 이것이었습니다.

'목회자는 이성과 단둘이 상담하지 않습니다. 상담해야 할 경우, 문을 완전히 개방해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십시오.

목회자는 이성과 단둘이 차에 타지 않습니다. 정 불가피할 경우, 그 여자분은 운전석에서 가장 먼 자리에 않게 합니다. 절대로 옆에 태울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렇게 합니다. 남들이 김목사로 보지 않고, 김기사로 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야 이성에 대한 오해를 피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교회에는 여자분들이 많아서, 이런 일들을 지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떤 분들은 왜 이렇게 오버하냐? 라고 까지 이야기하시지만, 한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저와 교회는 치명타를 입습니다.


저는 영락교회에서 담임목사님 비서로 근무했습니다. 키도 크시고, 인물도 너무 좋으시고, 미소가 아름다운 분이셨습니다. 정말 젊었을 적에는 조인성같았을거야... 라는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비서로 근무하다 보면 별이 별 일을 다 보게 됩니다. 실제로 목사님의 스토커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매일 전화합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사무실 앞 여자화장실에서 몰래 숨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 한번은 사고가 났습니다. 담임목사님 화장실가시는 동안, 뒤에서 포옹하고 난리가 난 것입니다.


이분을 본인이 밀치면 폭행이 되고, 가만히 있으면 성추행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서가 가서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왜 담임목사실에는 화장실이 방에 있는지...


저 목사 왜 이렇게 오버해? 라는 말을 들을지라도, 지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게 저를 위하는 것이고, 그게 교회를 위하는 일이기때문입니다. 이번 일을 보면서, 가슴이 조마 조마 합니다. 나만 조심해서 될 일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어쨋든 삼일교회의 사태가 바르게 잘 정리되고, 전병욱목사님께서 이번 일을 통하여, 더 귀한 종으로 거듭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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