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망하는 법

요즘 교회 공사가 한창이다.

뒷 나무 담이 무너져서 지난 주에 수리를 했다. 참 잘했다.

그런데 궁극적인 수리는 아니었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주차장에 세운 차들이 담을 치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주차장에 차량이 넘어가지 못할 Stopper를 설치하기로 했다.

오전에 배달이 오기로 되어있어서, 교회에서 지키고 있었다. 11시쯤 되니, 멕시칸으로 보이는 젊은이 한 분이 차를 몰고 왔다.

처음 오는 교회인데,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상해서 물어봤다.

한 25년쯤 전에 이 교회를 다녔다고 했다. 우리 교회가 있기 전에 있었던, 사모아사람들이다. 남태평양에 있는 사모아제도의 사람들인데, 이 섬은 미국령이다. 즉, 미국시민이라는 말이다

이 건물에 추억이 많겠군요?

라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말한다.

예배드리고, 내려와서 밥먹고, 춤추고 놀았단다... <- 이러면 망하나 보다.

반갑기도 했지만, 정말 궁금한 질문 하나를 했다.

나: '그런데 왜 교회를 옮겼습니까? 어디로 옮겼습니까?'

사모아인: '망했습니다. 뿔뿔이 흩어져버렸죠'

나: '안 됐군요. 그러면, 왜 그렇게 되었죠?'

사모아인: '어른들이 교회에서 싸웠습니다. Power Game... 왜 그렇게 권력에 집착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반갑지만, 약간은 서먹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교회에 모이는 사람들은 예수님과 달리, 권력에 목이 마른가보다. 전에 있던 교회가 그래서 망했다니 슬프다. 섬김이 아닌, 권력에 목이 마르면 교회는 망한다. 확실히 망한다.

그리고 그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 되지 않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