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와 큰 교회의 이야기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0-07-20 14:19
조회
24514

얼마 전, 한국의 중소영세 서점들이 시위를 했다.

대형서점들이 치고 들어오고, 인터넷서점들이 흥행을 하고 있어서, 자기들의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의 중소영세 상인들이 시위를 했다.

대형마트들이 치고 들어와서 생계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자.

미국에도 이런 상황은 당연히 있다. 월마트같은 것이 동네에 들어오면, 작은 가게들은 망한다. 불을 보듯 훤하다.

우리 교회 밑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도 망했다. 원래 장사가 안 되었는데, 총격전에, 화재까지 나고 나니, 아무도 안 들어오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에는 이런 법이 있다. 시내에는 대형마트가 들어갈 수 없다. 교통체증을 일으키고, 인근 상인들을 망하게 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약한 사람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 한국은??? 아닌 것 같다.


약육강식... 이게 한국을 잘 표현하는 말인 듯하다.


돈있는 사람들도 이렇게 말한다.

'돈있으면, 한국이 좋죠. 미국은 별로에요.'


얼마 전, 목사님들의 모임이 있었다. 어느 작은 교회 목사님이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하셨다.

'요즘 교인들이 작은 교회와서 헌금내고, 봉사하려 합니까? 다들 편한 대형교회에 가려고 하지...'


마트들의 트렌드가 고스란이 교회에도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교회들도 무슨 본점 지점 식으로 교회이름에 프리미엄이 있다.

'여기는 메이커교회야...'


무슨 나이키, 아디다스도 아니고, 무슨 메이커냐???


대형교회는 자꾸 커지고, 작은교회들은 자꾸 작아진다.


얼마 전 어느 대형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작은 교회목사님들은 큰 교회 비난 좀 하지 말라고, 자기들이 열심히 할 생각을 해야지, 남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깎아
내리려고 하는 것은 공산당같은 생각이라고...'


다 맞다. 두 분의 이야기가 어디 한군데 틀린데가 없다.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


큰 교회는 분명히 필요하다. 왜 필요한가? 담임목사님 벤쯔태워주려고???

큰 교회는 큰 일하기위해서 큰 것이다. 큰 목적을 위해서 크게 만들어 주신 것이다. 그 사명을 다하면 끝이다.


한국말로 '덩치값'이라는 말이 있다.

덩치에 맞는 행동이 있다는 말이다. 큰 교회를 욕하는 것은 분명히 잘 못된 것이다. 그건 공산당이나 할 일이다.

'지주는 무조건 나쁘다???'

'큰 교회는 무조건 나쁘다???'

이 두말이 뭐가 다른가?


그러나 덩치값 못하는 것은 죄다. 게다가 덩치만 더 늘이려고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규모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내가 있었던 영락교회는 큰 교회다. 2만명정도가 주일에 출석한다. 탈북자사역을 그렇게 크게 하는 교회도 드물 것이다. 요즘은
높은뜻교회가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기는 하다.



큰 교회는 큰 규모의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 한다.


큰 교회가 자잘한 일만 관심있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 저러라고 키워주신 것 아닌데... 더 크게 섬기고, 작은 교회들의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가 바른 교회인데...


나성영락교회가 얼마 전, 인근교회 중고등부를 모아서 연합수련회를 했다. 작은 교회는 수련회를 하고 싶어도 못 한다. 그런
작은 교회들을 섬겼으니, 그 교회는 큰 이유가 있다. 아니 더 커야 한다. 더 커서 더 크게 섬겨야 한다.



영락교회있을 때 일이다. 영락교회가 나이든 분들의 교회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연령분석을 해보고 놀라운 결과를
발견했다. 20~30대가 제일 많았다. 실제로 이 인원이 제일 많다. 그러나 그들 중에 대부분은 선데이크리스찬이다. 명동에서
영화하나 보고, 예배대충 드리고, 나가서 밥먹고... 여자친구 손 붙잡고. 편하게 예배드릴 곳이 필요한 사람들... 그들에게
헌신도 보이지 않고, 순종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편함, 안락함, 오늘도 주일을 성수했으니 하나님께서 평안함을 주시겠지....(물
론 영락교회에도 엄청난 섬김이들이 있어서 교회가 운영되는 것도 두말하면 잔소리다. 내가 만난 훌륭한 교인들은 대부분 영락교회에
있었다.)



그러면 작은 교회의 장점은 뭔가? 당연히 관계와 섬김이다. 

이게 장점이다. 이건 큰교회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목회자와 매주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받을 수 있고, 자기가 몸으로
봉사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바로 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하지 못한 프로그램, 시설은 역시 단점이다.

일본 토요타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참 좋은 회사다. 지금 급발진사고로 뭇매를 맞고 있지만, 엔지니어들은 모두 알고
있다. 이 회사가 얼마나 튼튼하고, 오래가는 차를 만드는 회사인지...




자동차는 부품의 조합이다. 개개의 부품이 건강하지 못하면, 차는 괴물로 변한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대단한 부품회사들, 즉 중소기업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작은 회사들이 대를 이어서 만든다. 건강한
부품의 합인 자동차도 건강할 수 밖에 없는 이치이다.



상점도 마찬가지이다.

월마트만 주위에 가득하면, 밤 12시에 어디가서 빵을 사나? 주인과 정겹게 인사할 수 있는, 나를 알아주는 가게는 어디에
있나?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조화가 필요하다. 균형이 필요하다. 대형교회만 있어서는 안 된다. 나를 알아주는 건강한, 목적이 바른, 경쟁력있는 작은
교회들이 있어야 한다.



처음에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 좀 힘들었다. 내가 있었던 교회 중에 제일 작다. 약 100명의 출석인원...

천명이하로는 있어본 적이 없는데...

그러나, 그게 내 그릇이다. 요즘은 100명의 교인도 너무 많아서, 한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더 큰 눈과 그릇을 가지면, 더 채워주시지 않겠는가?


결론이라면, 각자의 장점이 있다. 남의 단점을 보지 말자.

그리고 자기에게 맞는 교회를 찾자. 


완벽한 교회는 없다. 그러나 내게 맞는 교회는 있다.



여러분은 어디를 선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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