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의 차량봉사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0-08-19 19:11
조회
22010
라이드(Ride)라는 말을 아시나요?

차를 태워주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은 워낙 대중교통도 엉망이고, 위험해서 자가용을 많이 사용합니다.


아는 목사님에게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놀러가게 된 학생이라고 본인을 밝히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차로 태워다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목사님은 이 요구에 응했고, 마침 운전부주의로 차량의 앞바퀴를 찢어먹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몇백불의 돈이 깨졌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그 목사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내와 가까운 사람은 정때문에 해주고, 아닌 사람은 안 해주면 안 되겠죠.

도움이 필요한데, 내가 목사니 무슨 기사냐? 그러며 안 해주는 것도 바른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아닐 것입니다.


위의 이야기는 분명히 해주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 정말 형편이 어렵고 도와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가?'

- 정말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비행기태고 다니며, 관광할 수 있을까요?

이런 분에게는 대중교통편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아픈 분,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 정말 가난한 학생

이런 사람들 도와야지요... 그게 주된 목적이지요.


저희 교회에서는 노숙자봉사를 합니다.

한달에 한번 노숙자들에게 닭죽을 끓여 가서 배식합니다. 보통 3번 이상을 드십니다. 그분은 3끼를 굶으신 것이 아닙니다. 몇일을 굶으신 분입니다. 몇번이라도 감사하게 드립니다. 그러라고 교회는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배식을 하다보면, 관광객들이 옵니다. 공짜냐고 묻습니다. 공짜라고 물으면. 오늘 저녁값이나 아끼게 여기서 먹고 가자고 합니다. 안 줄 수도 없습니다. 그 사람들이 먹고 나면, 늦게 온 노숙자는 굶고 돌아갑니다. 이런 관광객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어느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이사할 때, 작은 트럭을 빌려서 이사를 합니다. 충분하죠. 값도 쌉니다. 하루에 20불. 거리로 조금 더 받습니다. 이게 아까워서 교회의 목사님께 이사해달라고 부탁해서, 목사님에게 운전도 시키고, 짐도 같이 나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한 후, 목사님을 보내고, 이사를 같이 한 친구들과 함께, 수고했다고 호프집에 가서 트럭빌리지 않고 굳은 돈으로 술마시며 놀았습니다. 목사님과 호프집에 갈 수는 없으니까요...

- 이런 라이드는 그 누구도 행복하게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그 이사를 해준 청년에게도 전혀 신앙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교회는 그렇게 이용하는 곳이야, 목사는 그러라고 있는거야...


다른 곳에 힘써서, 정말 힘써야 할 곳에는 힘빠져서 못 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청년이 이런 요청을 했습니다.

자기 룸메이트가 새로 들어오는데, 이사를 도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기간이 제 휴가기간입니다. 난감합니다. 그래도 제가 허락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청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친구, 교회를 안 다니는데... 꼭 전도하고 싶어서요...'

전도를 위해서라면, 내 휴가 반납이다. 예수님이라도 그러셨을거다...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라이드나갑니다.
전체 78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26
미국생활정착하기-자동차구입2(새차구입하기) new
김동원목사 | 2010.08.23 | 추천 0 | 조회 45314
김동원목사 2010.08.23 0 45314
125
미국생활정착하기-자동차구입1(중고차, 새차) (2)
김동원목사 | 2010.08.23 | 추천 0 | 조회 52886
김동원목사 2010.08.23 0 52886
124
공직자 위장전입
김동원목사 | 2010.08.19 | 추천 0 | 조회 21705
김동원목사 2010.08.19 0 21705
123
어느 목사님의 차량봉사
김동원목사 | 2010.08.19 | 추천 0 | 조회 22010
김동원목사 2010.08.19 0 22010
122
100년의 변화
김동원목사 | 2010.08.18 | 추천 0 | 조회 26103
김동원목사 2010.08.18 0 26103
121
이민교회이야기...
김동원목사 | 2010.08.17 | 추천 0 | 조회 24208
김동원목사 2010.08.17 0 24208
120
이 놈의 바이러스(Virus).... 어떻게 잡죠?
김동원목사 | 2010.08.17 | 추천 0 | 조회 27316
김동원목사 2010.08.17 0 27316
119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을 하는 사람들
김동원목사 | 2010.08.16 | 추천 0 | 조회 24522
김동원목사 2010.08.16 0 24522
118
미국에서 인터넷쓰기2... dsl cable
김동원목사 | 2010.08.16 | 추천 0 | 조회 63700
김동원목사 2010.08.16 0 63700
117
해? 안 해?
김동원목사 | 2010.08.13 | 추천 0 | 조회 24541
김동원목사 2010.08.13 0 24541
116
무슨 날씨가 이래?
김동원목사 | 2010.08.11 | 추천 0 | 조회 24675
김동원목사 2010.08.11 0 24675
115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김동원목사 | 2010.08.06 | 추천 0 | 조회 24198
김동원목사 2010.08.06 0 24198
114
애플의 공생
김동원목사 | 2010.07.29 | 추천 0 | 조회 26652
김동원목사 2010.07.29 0 26652
113
목회는 축구판이 아녀~
김동원목사 | 2010.07.24 | 추천 0 | 조회 25686
김동원목사 2010.07.24 0 25686
112
작은 교회와 큰 교회의 이야기
김동원목사 | 2010.07.20 | 추천 0 | 조회 24514
김동원목사 2010.07.20 0 24514
111
교회 망하는 법
김동원목사 | 2010.07.15 | 추천 0 | 조회 29041
김동원목사 2010.07.15 0 29041
110
너무 고마운 그림 한장
김동원목사 | 2010.07.14 | 추천 0 | 조회 27279
김동원목사 2010.07.14 0 27279
109
교회덕 좀 봅시다.
김동원목사 | 2010.07.14 | 추천 0 | 조회 26793
김동원목사 2010.07.14 0 26793
108
효도관광? 천국관광!
김동원목사 | 2010.06.16 | 추천 0 | 조회 26187
김동원목사 2010.06.16 0 26187
107
아이폰처럼 살기
김동원목사 | 2010.05.18 | 추천 0 | 조회 24221
김동원목사 2010.05.18 0 24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