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열정, 가정의 열정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10-03-04 17:20
조회
23974

전에 아주 유명한 목사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아실 만한 그런 분입니다.


'목회를 마치시면서 가장 후회가 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보았고, 그분은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식... 자식농사가 후회되요.'


그분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내가 목회를 열심히 해서, 성공했습니다. 아내가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나를 바라보고 선택한 일이니 괜찮습니다. 그런데 자식들에게는 참 미안합니다. 자식은 나를 부모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목사 자식이 뭐 저래?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새벽기도하러 나가서, 성경공부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밤 12시입니다. 나는 목회하느라, 가정을 포기했습니다. 지금 뒤돌아 보면... 자식에게 제일 미안합니다.'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목회자들 대부분이 그렇게 삽니다. 너무 너무 바빠서, 가족과 가정은 포기하고 삽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게 살지요? 그 중에 목회자들이 제일 심한 것 같습니다. 근무시간이 너무 길기때문입니다.


미국 살면서 참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미국에는 가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가족 밖에 없습니다. 밤이 되면, 가게들이 다 닫습니다. 밤에는 집에서 가족과 있어야지. 밖에서 뭘하겠습니까? 저녁은 집에 가서 먹습니다. 가족이 있습니다. 밥먹으려면, 모두 집으로 모여야 합니다.


얼마 전, 동기생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안식년을 받아서 미국에 유학하러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왜 하필 미국인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주저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족이 너무 깨졌어요. 우리 가족 너무 힘들어요...'


미국에 오면, 대부분의 가족들이 행복해합니다. 가족끼리 얼굴 매일 보고, 가족끼리 매일 식사합니다. 대부분 그렇게 삽니다. 그게 정상이 아닐까요?


지난해 3월 아들이 휘두른 칼에 찔려 과다 출혈로 사망한 남가주 조이플교회 담임 고 김연철 목사님의 이야기는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평생 목회를 하시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아이가 이상한 길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의 자녀심방하고 돌볼 시간은 있었지만, 자기 자녀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들에게 정신이상이 왔습니다. 끝내 그 아들이 휘두른 칼에 죽임을 당한 아버지 목사님...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사모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옛날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목회를 위해 아이를 희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제가 지켜줄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면서, 뭐 이런 목사가 다 있어... 열심이 떨어지는 목사구만...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 이야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목회자가 자기 가정을 돌보지 않고, 돌보지 못하고, 자신에게 아무 문제가 없는 척하면서, 다른 이들을 치료하고, 심방하고, 가르친다면... 그 말씀을 먹은 교인들의 가정이 행복해질까요? 나는 불행한데... 불행한 목사의 입에서 나온 말씀이 다른 가정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디모데전서5:8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


어느 은퇴하신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은퇴한 목사들끼리 모이면 무슨 이야기 하는 줄 아나? 맨날 똑같은 이야기해... 자식이야기...

현직에 있을 때는 큰 교회 목사들이 어깨에 힘이 들어갔어...

그런데 은퇴하고 나니 자식 잘된 목사 어깨에 힘이 들어가더라구...'


저는 가정이 행복한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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