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져야 빚을 갚지.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2-07-05 18:37
조회
522

저는 목회학박사과정을 공부하려고 2005년에 미국에 왔습니다. 첫학기를 듣고 있던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지금 은혜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학교공부를 하면서, 담임목사로 섬기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공부도 많았고, 내야 할 등록금도 꽤 부담되는 액수였습니다. 제가 담임목사를 하고 있는 한, 학교공부 때문에 교회에 소홀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교회에 등록금 때문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꽤 부담되는 등록금이었지만, 마지막 등록금까지 잘 납부하고, 목회학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교회에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고, 저의 졸업식을 교인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교인들은 제가 졸업한 후에 소식을 알게 되었고, 섭섭해 하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떳떳했습니다. 교회에 어떤 부담도 드리지 않고, 제 힘으로 졸업한 것이니까요.



저는 교회에 부담드리는 것이 너무 싫습니다. 조금 병적으로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일종의 교만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아들이 교회에서 어떠한 장학금받는 것도 거부했습니다. 저는 그게 바른 목사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좀 교만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목사가 교회신세를 지지 않고 공부하면, 그 빚을 어디에 갚겠습니까? 목사는 교회에서 장학금받고 공부해야 합니다. 자기 돈으로 공부한 목사는 삯꾼이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목사는 교회의 빚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 교회에서 준다는 장학금도 두 아들을 못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목사라서 차별을 당하게 된 것이네요.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6월 당회에서 장로님들과 논쟁이 조금 있었습니다. 장로님들은 이번 중고등부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자고 주장하셨고, 저는 제 아들이 들어 있으니 절대 안 된다고 버텼습니다. 그리고 제가 졌습니다. 제 아들 때문에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을 바꿨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교회에 빚을 져야지, 교회에 갚을 것이 생깁니다.

당회에서는 앞으로 중고등부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는 당회에서 정한 장학금을 계속해서 지급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장로님들의 생각이 옳은 것 같습니다. 제가 엉뚱한 고집을 부렸습니다. 지금은 우리 교회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계획입니다. 앞으로 장학금재정이 커진다면, 교회 밖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줄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전체 784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704
정말 인구절벽이구나
김동원목사 | 2022.10.07 | 추천 0 | 조회 717
김동원목사 2022.10.07 0 717
703
독생자는 독자인가?
김동원목사 | 2022.09.30 | 추천 0 | 조회 660
김동원목사 2022.09.30 0 660
702
예수님께서는 왜 3명의 제자들만 데리고 다니셨을까?
김동원목사 | 2022.09.23 | 추천 0 | 조회 741
김동원목사 2022.09.23 0 741
701
예수님을 의지해야 할까? 의존해야 할까?
김동원목사 | 2022.09.23 | 추천 0 | 조회 647
김동원목사 2022.09.23 0 647
700
타이밍 기막히다!
김동원목사 | 2022.09.22 | 추천 0 | 조회 748
김동원목사 2022.09.22 0 748
699
익숙함 때문에 특별함을 잊어버리지 말라
김동원목사 | 2022.09.17 | 추천 0 | 조회 662
김동원목사 2022.09.17 0 662
698
우리 부대를 구한 낙하산
김동원목사 | 2022.09.16 | 추천 0 | 조회 612
김동원목사 2022.09.16 0 612
697
미국에서 물어보면 안 되는 말들
김동원목사 | 2022.09.15 | 추천 0 | 조회 757
김동원목사 2022.09.15 0 757
696
선생님! 믿습니다.
김동원목사 | 2022.09.13 | 추천 0 | 조회 694
김동원목사 2022.09.13 0 694
695
내 안에 꼰대가 있다.
김동원목사 | 2022.09.12 | 추천 0 | 조회 582
김동원목사 2022.09.12 0 582
694
심방가서 도둑누명 쓴 이야기
김동원목사 | 2022.09.12 | 추천 0 | 조회 544
김동원목사 2022.09.12 0 544
693
십자가는 무엇인가?
김동원목사 | 2022.09.11 | 추천 0 | 조회 546
김동원목사 2022.09.11 0 546
692
12광주리는 남겨서 뭐하셨을까?
김동원목사 | 2022.08.13 | 추천 0 | 조회 695
김동원목사 2022.08.13 0 695
691
자식은 부모의 성적표
김동원목사 | 2022.08.12 | 추천 0 | 조회 562
김동원목사 2022.08.12 0 562
690
홍제원에서 죄를 씻다.
김동원목사 | 2022.07.15 | 추천 0 | 조회 552
김동원목사 2022.07.15 0 552
689
인생 최고의 예배
김동원목사 | 2022.07.11 | 추천 0 | 조회 514
김동원목사 2022.07.11 0 514
688
스페인독감때 교회와 코로나시대의 교회
김동원목사 | 2022.07.11 | 추천 0 | 조회 560
김동원목사 2022.07.11 0 560
687
이름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이민교회 목사님들
김동원목사 | 2022.07.07 | 추천 0 | 조회 548
김동원목사 2022.07.07 0 548
68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성문
김동원목사 | 2022.07.07 | 추천 0 | 조회 517
김동원목사 2022.07.07 0 517
685
오천 년 역사, 단일민족
김동원목사 | 2022.07.07 | 추천 0 | 조회 492
김동원목사 2022.07.07 0 4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