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꼰대가 있다.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2-09-12 14:40
조회
617
전에 섬겼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국교회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교회였기때문에 교회를 섬기는 장로님들이 참 많았습니다. 정말 존경스러운 장로님들도 많았고, 이와 반대로 어떻게 저런 분이 장로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첫 당회원들과 회식자리에서 갑자기 어떤 장로님이 일어나셔서 발언을 하셨습니다.

"요즘 당회에서 담임목사님과 장로들의 의견대립이 있습니다. 저는 아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냥 나이순대로 정하면 됩니다. 나이 많은 사람의 의견을 나이 적은 사람은 순종하면 되는 것입니다."

당시 담임목사님은 40대 중반의 젊은 목사님이었고, 담임목사님들으라고 하는 소리였습니다. 젊은 담임목사는 장로들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압박의 말이었습니다.

 

이 발언을 하신 장로님은 개인적인 일로 교회에 아주 큰 무리를 끼치고, 휴무장로가 되셨습니다. 나이가 많으면 옳다는 이 분의 진리를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었습니다.

 

나이 더 먹은 사람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말은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정신없는 속도로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나이순서대로 말이 옳다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입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존경과 존중의 대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연륜이 진리다.'라는 말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옳은 사람의 말이 옳은 것이고,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의 기준입니다.

 

제 나이가 이제 50대 중반을 향해서 달려갑니다. 제 속에도 이런 교만한 마음이 슬금슬금 올라옵니다. 저보다 나이 적은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무시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옵니다. 저도 "꼰대"인가 봅니다. 제 속에 있는 꼰대정신을 확실하게 눌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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