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는 것도 재주다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1-07-30 20:07
조회
603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를 10년만에 신학대학원에서 만났습니다. 반가운 인사를 나눴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합니다.
"너 그거 기억나냐? 고등학교 2학년 때, 니가 3학년에게 까불다가 수돗가에 끌려가서 맞았잖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일입니다. 그 친구는 저를 만날 때 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고, 저는 그 이야기가 불편해서 그 친구와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기억하는 사실이니 아마 진짜 있었던 일 같습니다. 그 친구는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서울대를 나온 수재였으니까요. 저는 왜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마 저의 뛰어난 망각능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을 잘 잊어버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선배들에게 맞은 것을 기억하면 제 정신건강에 무슨 유익이 있겠습니까? 저는 잊으려고 작정한 것 같고, 정말 깨끗하게 잊어버렸습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 기억력이 나빠서 입원한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너무 기억력이 좋아서 입원합니다. 잊어버려야 할 기억들이 있는데, 그 기억들을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기억들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정신병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망각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잊어버릴 수 있고, 속상한 일을 당해도 잊어버리면 끝입니다. 적당히 잊어줘야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잊어버리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이사야43:25을 보면,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십니다. 그리고 기억도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기억을 완벽하게 제어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십니다.

너무 기억하고 살려고 하지 마십시오. 좀 잊어버리는 은혜가 우리 중에 있기를 소망합니다.

전체 78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646
나쁜 습관을 어떻게 바꿀까?
김동원목사 | 2021.09.19 | 추천 0 | 조회 535
김동원목사 2021.09.19 0 535
645
‘지계석’이 무엇일까요
김동원목사 | 2021.08.29 | 추천 0 | 조회 553
김동원목사 2021.08.29 0 553
644
성전의 역사와 의미
김동원목사 | 2021.08.21 | 추천 0 | 조회 545
김동원목사 2021.08.21 0 545
643
이삭의 웃음
김동원목사 | 2021.08.15 | 추천 0 | 조회 609
김동원목사 2021.08.15 0 609
642
자식을 키우는 목적은?
김동원목사 | 2021.08.08 | 추천 0 | 조회 509
김동원목사 2021.08.08 0 509
641
잊어버리는 것도 재주다
김동원목사 | 2021.07.30 | 추천 0 | 조회 603
김동원목사 2021.07.30 0 603
640
콜로세움은 왜 만들었을까?
김동원목사 | 2021.06.16 | 추천 0 | 조회 688
김동원목사 2021.06.16 0 688
639
가족에게 위로받기 힘든 이유
김동원목사 | 2021.06.12 | 추천 0 | 조회 503
김동원목사 2021.06.12 0 503
638
아브라함은 어떻게 믿음의 조상이 되었나?
김동원목사 | 2021.05.29 | 추천 0 | 조회 555
김동원목사 2021.05.29 0 555
637
코로나시대의 어머니주일
김동원목사 | 2021.05.07 | 추천 0 | 조회 572
김동원목사 2021.05.07 0 572
636
권위주의와 권위의 차이
김동원목사 | 2021.05.07 | 추천 0 | 조회 552
김동원목사 2021.05.07 0 552
635
응답도 안 되는 기도는 왜 해야 할까?
김동원목사 | 2021.04.24 | 추천 0 | 조회 535
김동원목사 2021.04.24 0 535
634
빚보증을 서야 할까? 말아야 할까?
김동원목사 | 2021.04.24 | 추천 0 | 조회 513
김동원목사 2021.04.24 0 513
633
설교와 시청률의 관계는?
김동원목사 | 2021.04.23 | 추천 0 | 조회 468
김동원목사 2021.04.23 0 468
632
미국군인들은 왜 존경받을까?
김동원목사 | 2021.04.20 | 추천 0 | 조회 593
김동원목사 2021.04.20 0 593
631
예의바른 목사
김동원목사 | 2021.04.15 | 추천 0 | 조회 589
김동원목사 2021.04.15 0 589
630
코로나는 하나님의 심판일까?
김동원목사 | 2021.04.03 | 추천 0 | 조회 515
김동원목사 2021.04.03 0 515
629
왜 다윗만 고난받았을까?
김동원목사 | 2021.04.03 | 추천 0 | 조회 589
김동원목사 2021.04.03 0 589
628
죄와 죄인은 다르다.
김동원목사 | 2021.03.18 | 추천 0 | 조회 478
김동원목사 2021.03.18 0 478
627
살인적인 미국대학 등록금, 그리고 사기 결혼
김동원목사 | 2021.03.17 | 추천 0 | 조회 531
김동원목사 2021.03.17 0 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