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은 늘 아슬아슬하다.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1-01-20 21:09
조회
712

간증은 영어로 "Testimony"입니다. 국어사전에서는 간증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독교인이 자기의 신앙적인 체험을 고백하여 밝히는 것."


간증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님을 증거하는 행위입니다.


 


간증은 참 강력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도 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들립니다.


목사가 설교때 말하면, 좀 먼나라 이야기같이 들립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들리죠.


"목사님이니까 그랬겠지."


"목사님은 그렇게 살아야지."


"나랑은 다른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나와 비슷한 평신도들이 전하는 간증은 힘이 있습니다.


"나도 잘 하면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전직 대기업회장님이 교회에서 간증한 내용이 SBS뉴스에 나왔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기업을 다 가져가셨는데, 하나님 몫으로 남겨 놓은 훈련원덕분에 자신과 가족들은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듣고 있던 저의 낯이 뜨거워졌습니다. 지극히 비성경적인 간증이었습니다. 자신의 재산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하고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저런 간증이 SBS뉴스에 나왔으니, 비기독교인들은 그 뉴스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기독교에 대해서 분명히 크게 오해했을 것입니다.


 


간증은 늘 아슬아슬합니다. 평신도들이 간증을 하게 되면, 자신의 이야기와 하나님의 이야기가 너무 묘하게 섞여 있고, 성경적인 이야기와 비성경적인 이야기가 심하게 섞여 있습니다. 무엇이 하나님의 뜻이고, 무엇이 자신의 욕심인지? 너무 교묘하게 섞여 있습니다. 간증에 대한 훈련을 잘 받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까짓거 대충, "하나님께 순종했더니, 이렇게 복을 많이 받았다."라고 하면 사람들이 은혜받았다고 하고, 목사님이 칭찬도 합니다.


 


간증은 늘 위험합니다. 아주 성경적일 수도 있고, 아주 비성경적일 수도 있습니다. 미리 원고를 써서 목사에게 검사를 받고 하라고 하지만, 원고와 상관없이 "성령님이 인도하시는대로" 해버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는 교인들에게 간증을 잘 부탁하지 않습니다. 간증은 잘 하기 너무 어렵기때문입니다. 간증을 부탁할 때, 미리 원고 써오라고 부탁을 하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부탁합니다.
"과장하지 마시구요. 후회할 말은 아예 하지 마세요."


 


간증은 장점도 크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1. 자신이 후회합니다.


많은 교인들 앞에서 이야기하다 보면, 흥분해서 안 해야 할 말을 하는 경우도 있고, 교인들에게 약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고 두고 후회합니다.


"내가 왜 그 말을 했을까?"


"내가 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을까?"


 


2. 듣는 이에게 열등감을 줍니다.


예수믿고 복 많이 받았다는 사람의 간증을 듣고 있으면, 복받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에 자괴감이 생깁니다.


"나는 평생 예수믿고 살았는데, 왜 저렇게 되지 못했을까?"


묘한 질투심도 생기고, 묘한 경쟁심도 생깁니다.


 


3. 비성경적인 가르침을 줄 수 있습니다.


나의 삶이 어떻게 100%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나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모델로 제시하는 꼴이니, 잘못하면 나의 잘못된 삶도 다른 사람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비성경적인 가르침이 묘하게 섞여서 전달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면 성경적인 간증은 무엇일까요?


나의 삶을 통해서 함께 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사도바울의 간증이 대표적입니다.


사도행전 9장에 나오는 사도바울의 간증에는 사도바울이 어떻게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는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 나는 정말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던가?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께서 나를 어떻게 도우셨던가?


예수님께서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셨던가?


 


이 이야기에는 바울이 잘 먹고 잘 산다는 이야기도 없고, 복받아서 돈 많이 번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높일 뿐입니다. 이게 바른 성경적 간증입니다.


 


저도 매주 설교하면서, 이 아슬아슬한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 자랑은 숨기고, 주님을 자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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