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말자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4-06-08 17:02
조회
1848
부끄럽지만 제가 신학교 다닐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다니던 신학교는 한 학년이 2백 명이 넘는 아주 큰 학교였습니다. 설교학시험을 치는 날이었는데, 시험장소가 갑자기 변경되었습니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서 시험장으로 달려 갔습니다. 시험치기 좋은 자리는 맨 앞자리입니다. 시험지를 제일 먼저 받을 수 있고, 시험지를 가장 늦게까지 작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 좋게 맨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책상 위에 가방과 책을 펴서 제 자리임을 표시했습니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누군가 제 가방과 책을 치우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 친한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는 자리를 저에게 양보하지 못하겠다고 했고, 저는 어쩔 수 없이 맨 뒷자리에 앉아서 시험을 쳤습니다. 그 이후 저는 그 친구를 원망했고, 자연스럽게 거리도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합니다. 시험 잘 쳐서 A받으면 훌륭한 목사가 되고, 시험 못 치면 훌륭한 목사가 못 되는 건가요? 왜 그 때 저런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살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걸고 삽니다. 작은 것도 지지 않으려고 하고, 뺏기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내가 그 때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기억도 안나는 경우가 너무 흔하게 있습니다. 지나면 생각도 나지 않을 일에 목숨 걸면서 살면 불행합니다.

좋은 목사는 성적순이 아닙니다. 좋은 목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목사입니다. 사소한 자기 이익에 목숨거는 사람은 좋은 목사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을 닮고, 예수님을 삶으로 보여주는 목사가 좋은 목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제가 좋은 목사가 되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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