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Wrong 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을 잘 못 사용하면 큰 일납니다. 절대로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말이죠.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이 말을 참 잘 사용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틀림'에 대해서 무척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You are wrong."이라는 말은 아주 모욕적인 말로 들립니다. 보통 "Are you sure?" 같은 말로 다시 물어보죠. 상대방에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겁니다. "What's wrong with you!" 보통 물음표와 같이 사용하지 않고, 느낌표와 같이 사용합니다. 느낌은 거의 "너 미쳤냐?" 정도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완전히 화나고 열받은 상태에서 쓰는 말이죠. 친구를 만났는데,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이 때 What's wrong with you? 라고 물어보면, 가뜩이나 기분나뿐데 한판 싸우자는 말이 되는거죠.

얼마전 한국방송의 길거리 인터뷰를 봤습니다. 분명히 인터뷰한 행인은 "틀린"이라고 말했는데, 자막은 고쳐서 "다른"이라고 나옵니다. 한국말은 이 둘이 섞여서 사용됩니다. "저기 다른 사람이 와요."와 "저기 틀린 사람이 와요."라는 말이 비슷하게 사용됩니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의 생각 속에 너무나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맞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라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름'과 '틀림'이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마광수전교수님이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셨습니다. 목사로서 저는 마광수교수님의 생각과 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딱 한번 연세대학교에서 마교수님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의 교수님이었는데, 마교수님은 지극히 겸손한 분이었습니다. 제가 학교 교문에서 교통통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마광수교수님이 택시를 타고 저희 학교에서 제일 높고 멀리 있는 인문관에 강의를 가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분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통행증없는 차량은 무조건 회차하라고 했습니다. 마교수님은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으시고, 10분이나 되는 언덕을 뛰어서 올라가셨습니다. 마교수님이 딱 한마디만 했어도 그냥 보내드리는데..."나 이 학교 교순데..." 이 말씀을 안하고, 제자가 시킨대로 택시에서 내려서 뛰어서 가시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실수한 것이 분명합니다. 택시가 통행증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냥 보내줘야지...

이후 마교수님의 책과 강의가 문제가 되었고, 마교수님은 학교에서 해직되셨습니다. 마교수님은 그냥 나와 생각이 다른 분입니다. 저는 마교수님을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경멸하지도 않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좋은 점은, 다름에 대한 관용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라서, 다른 것이 당연하고, 다른 것을 존중해줍니다. 길에 지나가는 멋진 차를 보고 환호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차가 독특한 치장을 하고 나타나면, 사람들이 운전사에게 와서 물어보고 칭찬을 해줍니다. 다름에 대한 존중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와 생각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나와 생각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틀렸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