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있던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교인 한분이 저를 찾아 왔고, 이렇게 물으시더군요. 
"제가 사모님께 이야기했는데, 목사님 왜 모르세요?"
그분은 아주 이상한 듯, 저를 쳐다봤습니다. 그 눈빛은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대화하지 않는 것 아니냐?' 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내를 통해서 교인들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 아내는 교회의 신문고가 아닙니다. 신문고를 아시지요? 신문고는 예전에 억울한 사람들이 왕에게 직접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통로였습니다. 교회에는 담당자와 절차가 있습니다. 그 담당자를 건너 뛰고, 담임목사에게 바로 이야기를 한다면, 담당자는 무척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교인이 담당자를 무시하고 건너 뛰어서 담임목사에게 달려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는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없습니다. 

담임목사는 말씀전하고, 기도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담임목사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을 교인이 부탁을 하게 되면, 교회의 질서가 흐트려 집니다. 담임목사의 사모에게 가서 이야기를 하면, 그대로 담임목사의 귀에 들어가서,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한다면, 누구나 이 통로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교회의 모든 질서와 교인들간의 관계는 깨지고, 담임목사는 문제해결하느라 설교준비할 시간을 잃고 말 것입니다. 사모도 교인들 이야기를 들어주느라고 지치고, 담임목사도 문제 해결하느라고 지치고, 교회는 질서를 잃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떤 교회는 사모님이 교인들의 신문고가 되셨습니다. 여자 교인들이 한번 전화하면, 3시간 정도는 통화를 한다고 합니다. 전화기 배터리가 닳아서 통화를 계속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사모님은 교인들 이야기들어주다가 병이 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모님의 병때문에 담임목사님은 다른 교회로 옮겨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당회에서 장로님들께 부탁한 것이 있습니다. 당회에서 나눈 이야기는 절대로 집에 가서 아내에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당회에서 나눈 이야기가 교회에 몇몇 분들이 먼저 알게 된다면, 모르는 교인들은 얼마나 실망을 하겠습니까? 부부간에는 가정의 일을 나눠야 합니다. 당회의 일을 나누면 안 되겠습니다.

미국장로교회에서 목사는 "Teaching Elder" 라고 부릅니다. 가르치는 것에 전념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미국장로교의 이 호칭이 참 좋습니다. 제 전문 영역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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