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복무한 분대는 경북 예천에 있는 공군부대였다.

장교로 복무했기때문에, 퇴근 시간이 되면 무조건 밖으로 나갔다. 교회를 찾아서 점촌까지 나갔고, 나는 점촌시민교회(현, 문경시민교회)를 다녔고, 군인이었지만 청년부 회장도 했다.

부대 안에도 교회가 있었다. 이름하여 '기지교회'. 기지교회에 다니던 공군병장 하나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늦게 군대에 왔다. 나이도 당시 내 나이, 25세 보다 많은 형님이었다. 이미 취직도 한 상태였다. 기아자동차를 다니다가 휴직하고 군대를 왔다고 했다.

당시 대학생들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있었다. 문무대훈련과 대학생 전방입소를 하게 되면 자그마치 3개월 먼저 제대를 시켜줬다. 그 병장은 3개월 일찍 제대할 수 있었다. 당시 공군은 36개월이었으니, 33개월만에 제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병장이 엉뚱한 청원을 했다. 36개월 다 채우고 제대하겠다는 것이었다. 때가 되면 나가야 하는 것이 군법인데, 이 병장은 왜 그런 엉뚱한 청원을 했을까? 이 병장의 청원은 접수되었고, 36개월을 다 채우고 제대했다. 너무 황당해서 그 병장을 만나서 물어봤다. 왜 그랬냐고? 답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석달 뒤에 총동원 전도 주일이 있습니다. 제가 전도하기로 한 사병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사병들과 총동원전도주일을 꼭 하고, 제대하고 싶습니다."

고참이 쫄병 전도하려고, 제대를 미뤘다. 쫄병들은 감동했고, 교회에 나왔다. 내가 본 정말 제대로 된, 예수쟁이였다. 이 친구는 아직도 기아자동차를 다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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