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같은 설교

2018.06.25 17:54

김동원목사 조회 수:80

얼마 전, 목회자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아는 목사님을 만났는데, 그 분이 저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선배목사: "김목사, 지금 그 교회에서 얼마나 있었지?"
김동원목사: "네. 목사님. 13년 되었습니다."
선배목사: "정말 대단하구만..."

갑자기 기분이 우쭐해졌습니다. 같은 교회에서 13년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힘들어도 견디고, 괴로워도 견딘 세월이 13년입니다. 우쭐해진 저에게 그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김동원목사: "뭐 제가 대단한가요?"
선배목사: "아니, 김동원목사 말고, 교인들이 대단해. 어떻게 같은 목사 설교를 13년이나 들어줄 수가 있어? 참 대단한 교인들이야..."

선배목사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같은 목사의 설교를 13년이나 듣는 것이 얼마나 지겹고 괴로운 일일까요?

그러나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어머니의 밥은 평생먹지만 질리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밥은 늘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밥이 지겹다고, 새 어머니를 드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어머니는 최고의 요리사는 아닙니다. 최고로 요리 잘 하는 사람들은 음식점의 주방장들이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집밥을 그리워할까요?

집밥에는 사랑이 있기때문입니다. 나를 생각해서 만든 음식이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음식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아닐 지라도, 내가 먹어야 할 음식입니다. 사람들은 집밥을 지겨워 하지 않습니다.

설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최고의 설교자가 아닙니다. 요즘 인터넷과 TV에 최고의 설교들이 넘쳐 흐릅니다. 그런데 왜 우리 교인들은 제 설교를 들어야 할까요? 집밥같은 설교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 교인들의 상황에 가장 잘 맞고, 우리 교인들의 수준에 가장 잘 맞고, 늘 정성껏 준비한 티가 나는 집밥같은 설교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교인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