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반 학생은 70명이었고, 문과는 총 6반이 있었습니다. 우리 반에 제일 공부 안 하는 학생이 있었죠. 그 친구는 주로 신림사거리에 나가서 놀았고, 서울대생을 사칭하고 다녔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했었습니다.

기말고사기간이었는데, 이 친구가 집에서 성적의 압박을 많이 받았던 모양입니다. 마침 좌 우에 앉은 친구들이 우리 반에서 1등과 2등이었는데, 그 친구들에게 시험답안지를 보여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꼴찌를 면해보려는 노력이었죠. 그리고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 반 꼴찌 친구가 전교 1등을 했습니다. 420명 중에 당당한 1등이었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냐구요? 1등하는 친구가 못 쓴 답이 있었습니다. 그 답을 2등한 친구는 적었네요? 이 친구는 두 친구의 답안을 완벽하게 합성하고 보완했던 겁니다. 본의아니게 전교 1등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아침 조회하는 날, 전교생이 모두 뒤집어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교꼴등하던 그 친구가 전교 1등으로 교장선생님 표창을 받으러 연단에 올라간 것이었죠. 전교생이 모두 뒤집어지게 웃었고, 사고를 친 꼴찌 친구는 얼굴을 들지 못했습니다. 조회를 마치고, 그 친구는 교무실에 끌려가서, 죽을 만큼 두들겨 맞았다는 후문입니다. 담임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적당히 배껴라."

비슷한 일이 숙명여고에서 벌어졌네요. 그 학교 선생님의 쌍둥이 두 딸이 문과와 이과에서 모두 1등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너무 성적이 급상승해서, 학부형들이 지금 학교 앞에서 비리를 조사하라고 시위 중이라고 하네요. 물론 이 쌍둥이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나온 결과라면,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 노력은 보상받아야 하겠지만, 틀린 답도 똑같이 틀렸다고 하니,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네요.

30년 전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적당히 배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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