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끼리 술마시기

2018.12.11 11:48

김동원목사 조회 수:22

전도를 해보면, 예상 외로 '교회가면 술 담배 못해서 못 나갑니다.'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회다니면 술 담배를 못 한다는 생각을 대부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저는 미국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 기독교를 전해준 나라이니, 무척 신앙적인 나라일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그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살던 신학교 기숙사 옆 집에는 백인 신학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톰전도사님이었죠. 그 분은 지독한 흡연가였고, 우리 가정은 톰전도사의 흡연때문에 괴로워했습니다. 연기가 우리 집으로 다 넘어왔죠. 미국장로교는 술담배를 합니다. 얼마 전, 방문한 미국교회는 새가족환영회 때, 맛있는 수제맥주를 대접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광고하더군요. 조금 배신감을 느낍니다. 우리 나라에 기독교를 전파할 때는 술담배하면 지옥간다고 가르치고, 자기들은 교회 프로그램으로 맥주를 나눠먹다니요?
물론 미국교회가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보수적인 교단에서는 술담배하면 안 된다고 분명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에 선교하신 미국선교사님들은 대부분 아주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분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아주 보수적인 신앙을 한국에 전파하셨죠. 그 중에 술담배를 금지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다분히 미국선교사님들의 신앙노선때문이었죠. 게다가 한국 사회의 만연한 음주문화도 큰 문제였습니다. 농한기가 되면, 모여서 술마시고, 노름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본 선교사님들은 더욱 강력하게 술담배를 금지하셨습니다.

사실 한국사회는 음주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군대에서 담배를 보급품으로 나눠주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비흡연자에게도 담배를 나눠주더군요. 저는 그 담배를 건빵으로 바꿔먹기는 했지만, 제가 건빵을 먹는 동안, 누군가는 제 담배까지 두배를 피우지 않았겠습니까? 세금으로 흡연을 권하는 나라입니다. 음주는 더 심합니다. 나영이사건의 조두순을 보십시오. 미성년자를 강간했지만, 술이 취했다고 하면 용서됩니다. 사람을 차로 치어 죽여도 술에 취했다고 하면 감경이 됩니다. 사회 전체가 술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기 때문입니다. 재판을 하는 판사도 술을 먹고 실수하는 자신을 알기때문에, 음주사고에 대해서 관대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교회 목사입니다. 당연히 술담배는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술담배를 하면, 지옥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경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습니다. 심지어 예수님께서는 없는 술을 만들어 대접까지 하셨습니다. 요한복음 2장에 가나혼인잔치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첫번째로 행하신 기적이 물로 술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술담배하면, 교인들은 상처받을 것입니다. 게다가 술담배는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위해서도 이런 일은 삼가하고 있고, 교인들에게도 삼가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느 교인의 집에 저녁식사 심방을 간 적이 있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술을 가져 옵니다. 그리고 목사에게 술을 권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술을 거절했고, 저 빼고 다른 분들은 모두 술을 드셨습니다. 정말 기분이 나빴습니다. 목사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하는데, 일말의 존중도 없고, 자기들 끼리 술마시고 웃고 이야기하더군요. 심방이고 뭐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습니다. 담임목사와 술친구를 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당연히 신앙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교인들 사이에 술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공적인 교회의 소모임에서 술을 먹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그 리더를 제명시켜버립니다. 술마시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나의 술마시는 것으로 믿음이 약한 사람이 상처를 입으면 그 책임은 그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져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 중에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술로 흥한 자, 술로 망한다.' 교인들 끼리는 술친구 하는 것 아닙니다. 술 드시려면, 세상 친구들과 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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