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러운 친절

2019.05.09 16:11

김동원목사 조회 수:8

얼마 전에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신도림역에서 인천방향 전철을 타야 하는데, 어디서 타야 하는 지 알 수가 없더군요. 마침 KTX 승무원으로 보이는 여자 두명이 지나가는 것을 봤습니다. 그 분들에게 물어봤는데, 정말 쌀쌀맞게 "모른다."고 대답하더군요. 길 물어 보는 것이 큰 죄는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죄를 지은 느낌이었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승무원들이 너무 너무 친절했습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황송할 정도로 친절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절이 너무나 불편했습니다. 아마 길에서 이 사람들을 만나면, 아까 KTX승무원같은 태도를 보일 테니까요. 실제로 길에서 만나는 승무원들은 전혀 친절하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정확히 압니다. 그리고 갑인 상황에서 갑을 즐기고, 을인 상황에서 적당히 비굴합니다.

 

어느 식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식자재를 배송하는 배달원에게 식당의 주인이 반말을 지껄입니다. 그리고 식당 안까지 박스를 들고 오라고 갑질을 합니다. 화가 난 배달원은 배달은 마친 뒤에, 음식점 의자에 앉습니다. 그리고 반말로 주문을 시작합니다. 놀란 식당주인이 "너 미쳤냐?"라고 하니, 그 배달원은 이렇게 말했답니다. "내가 배달원으로 보이냐? 지금부터 나는 고객이야!"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너무나 과도한 친절이 부담스럽습니다. 그냥 어디서나 좀 적당히 친절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