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소명설

2020.10.05 10:22

김동원목사 조회 수:12

워낙 고치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교회에서 목사님들보다 사찰집사님들과 더 친하게 지냈습니다. 아마 제가 목사가 되지 않았다면 사찰집사가 되었을 것입니다. 교인들이 교회에서 망치들고 다니는 제 모습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왜 이런 일을 하십니까? 목사님은 거룩한 일을 하셔야죠."

제가 생각하기에, 교회를 고치는 일이나, 말씀을 전하는 일이나 모두 거룩한 하나님의 일인데, 왜 이렇게 생각하시는 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목사님은 거룩한 일을 하는 분입니다."라는 말이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어깨가 으쓱해지는 칭찬의 말입니다. 그러나 바른 신앙의 표현은 아닙니다. 성경적이지도 않습니다.

 

마틴루터를 이어서 종교개혁을 신학적으로 정리한 캘빈은 '직업소명설'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직업은 거룩하다."라는 주장이었습니다. 목사의 일이나 세상의 일이나 모두가 거룩하다는 것이죠. 목사가 설교하는 일도 거룩하지만, 소방관이 불끄는 행위도 거룩하고, 세탁소에서 세탁하는 일도 거룩하다는 것입니다. 도둑질, 사깃꾼, 마약장수 같은 직업만 아니면, 그 행위는 모두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다는 생각입니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직업소명설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일은 거룩한 일이니, 거룩하게 해야 하고, 세상은 원래 더러운 곳이니 세상에서는 더럽게 돈 벌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이 교회와 세상의 이중생활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거룩한 만큼 자신의 일터에서 거룩해야 합니다.

 

골로새서3:23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세상에 거룩한 일과 거룩하지 않은 일은 구별되어 있지 않습니다. 모두 주님 앞에서 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주님 뒤에 숨을 재주가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 속에서 거룩해야, 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복음이 더 강하게 전파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리를 거룩하게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