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 하나가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군인대통령시절이라 육사는 인기있는 학교였습니다. 우리 고등학교는 당시 가난한 난곡에 있었기에, 학비가 하나도 들지 않고, 대통령까지 될 수는 육사입학은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신림사거리에서 우리 반 동문회로 모였습니다. 명문대에 입학해서 학교 배지를 달고 온 학생도 있었고, 대학 포기하고 군입대를 하려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학생운동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육사에 들어간 절친이 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데모하는 놈들은 모두 탱크로 밀어 버려야 해!"

몇 달 전만 해도 같은 반에서 같이 도시락까먹던 친구의 변화에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 역사 중 2번의 군사구테타가 있었습니다. 참 마음 아픈 일입니다. 적군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라고 국민들이 세금으로 키운 군대가 국민들에게 총을 겨누는 일은 정말 마음 아픈 일입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동일한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군대가 자기 국민을 학살하고 있지요. 군인은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합니다.

 

이런 역사가 있어서 그런지 한국에서 지금 군인들은 인기가 없습니다. '군바리'라고 부르죠. 저도 군시절에 이런 홀대는 여러번 당해봤습니다. 신랑감 순위 여론조사에서 군인이 2등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1등은 누구인 줄 아십니까? '민간인'이라고 하더군요. 한국만큼 군인이 홀대받는 사회도 드문 것 같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2년의 세월을 봉사해야 하는 군인에 대한 존중이 너무 부족합니다. 아마 군사정부의 독재를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중미의 도미니카 공화국은 1980년, 1981년 2번이나 군사쿠테타가 일어났고, 군사쿠테타에 지친 국민들은 아예 자국의 군대를 해산시켜버리고, 미국의 보호 아래 들어가 버렸습니다.

 

미국은 좀 다릅니다. 미국은 군인에 대한 철저한 존중과 보상이 보장됩니다. 비행기를 탈 때, 1등석보다 먼저 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군인입니다. 아무리 싼 좌석에 앉아도, 군인이 제일 처음 타게 됩니다. 제대한 군인들에 대해서도 나라에서 확실한 금전적 보상을 해줍니다. 미국도 군인들은 정말 박봉입니다. 심지어 군대배식도 돈 주고 사먹어야 합니다.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닉슨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을 때, 닉슨 대통령이 1973년 12월 합동참모본부의 장군들을 소집해서, 군인들을 통해서 정권을 유지하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군인들은 대통령의 말을 완전히 무시해버렸습니다. 군인은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의 긴 역사 속에서도 군인쿠테타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역사때문에 미국에서 군인들은 더 많이 존중받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