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들 때,

2022.04.28 15:27

김동원목사 조회 수:29

목회를 하다 보면, 정말 힘들 때가 있다. 목사는 "주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가 되어야 하는데, 근심되고 걱정이 넘칠 때는, "문제를 주야로 묵상하는 자"가 된다. 밤새 고민하는 문제와 씨름하고, 아침에 일어나 보면 잔 것 같지도 않을 때도 있다. 정말 부끄럽게도 나는 나의 문제를 주야로 묵상하고 있는 것이다.

 

전도사로 5년, 부목사로 3년, 담임목사로 17년을 살았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문제를 잊기 위해서 기도한다.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지, 기도하면 그 문제들이 나를 따라와서 더욱 나를 괴롭게 한다. 물론 기도도 하지만, 어려움을 잊기 위해서 다른 방법을 이용한다.

 

첫째, 운동하기. 우리 동네에 높은 언덕이 하나 있다. 280고속도로까지 올라가는 인정사정없는 언덕이다. 약 150미터 정도되는 높은 언덕이다. 평소에도 그 길을 뛰어서 올라가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기도 하지만, 마음 속에 근심이 넘칠 때는 그 언덕을 올라간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더 이상 한 걸음도 걸을 수 없을 만큼 나 자신을 한계로 몰아 붙인다. 그 순간은 괴로움을 잊을 수 있고, 나 자신이 살아있는 것을 느끼고, 그 감정에 감사하게 된다. 셀 수 없을 만큼 저 언덕을 뛰어서 오르고, 자전거로 오르며, 내 속의 문제들을 이기려고 애써왔다.

 

둘째, 자동차정비하기. 더 어려운 일을 만나면, 자동차정비를 시작한다. 워낙 뭔가 고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10년 전부터 자동차정비를 시작했다. 공구들을 하나 둘 씩 샀고, 유튜브를 보면서 정비를 배웠다. 간단한 오일교체, 브레이크교환, 서스펜션교체 정도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돈 좀 아껴보려고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돈보다 중요한 취미가 되어 버렸다. 마음에 근심과 걱정이 휘몰아치면, 어려운 작업을 계획한다. 주로 차 밑에 기어 들어가서, 뭔가를 고치는 일을 한다. 차 밑에 들어가면, 정신이 차려진다.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면, 목숨이 날아갈 것 같은 두려움이 나를 엄습한다. 워낙 겁이 많은 성격이라서, 두번 세번의 안전장치를 준비하고 작업을 시작하지만, 그래도 나는 겁쟁이다. 보통 몇 시간의 작업, 어쩌면 며칠의 작업을 하는 동안, 모든 근심과 걱정은 사라진다. 그리고 정비를 끝냈다는 뿌듯한 마음이 가득해진다.

 

운동과 자동차정비, 정말 좋은 취미인 것 같다. 운동덕분에 50이 넘은 나이에도, 아들과 같이 뛸 수 있고, 2002년 된 고물차를 고쳐가면서 잘 타고 있다. 언제까지 이 취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이 두가지 취미를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