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선거때의 일이다. 노무현후보와 이회창후보의 대결이었다.
영락교회 예배부에서 사역하고 있었는데, 선거를 코앞에 앞둔 주일날, 이회창선거캠프의 관계자가 교회를 방문했다. 예배 중에 이회창후보를 소개시키고,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 1주일 뒤면,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분의 요청에 난감해 하다가 담임목사님께 이 보고를 드렸다.
담임목사님께서 단 한마디로 끊어서 말씀하셨다.

"돌아가라고 하세요."

지금 생각해봐도, 담임목사님의 이 결정은 옳은 결정이다. 교회는 교회다. 교회는 정치하는 곳이 아니다. 예배드리러 온 교인들에게 정치인의 연설을 듣게 할 수 없다. 어쩌면 권력자에게 줄을 댈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도 있지만, 교회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얼마 전, 박근혜대통령의 2번째 사과에서 정말 적당치 않은 발언을 발견했다.
"여야 지도자들과 종교지도자들과 상의하여..."
왜 종교지도자들과 정치를 상의해야 하나? 이 나라가 이런 나라였나?
교회는 정치하는 곳이 아니다.

지금도 2002년 담임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마음에 메아리친다.

"돌아가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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