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철과 쇼바

2016.11.10 13:26

김동원목사 조회 수:218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요철같은 사람입니다. 차가 요철을 지나가면,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멀쩡하게 잘 달리던 차를 마구 흔들어 놓지요. 운전자는 요철을 보면, 그 요철의 충격을 줄이려고, 속도를 줄입니다. 만약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요철을 지나가면 엄청난 충격이 차에 전해지고, 차의 하부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죠.

요철같은 사람은 멀쩡하던 사람을 마구 흔들어 놓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 어김없이 큰 충격이 옵니다. 그게 바로 요철같은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요철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만나기 두려운 사람입니다.

둘째, 쇼바같은 사람입니다. 쇼바는 자동차의 충격완충기입니다. 영어로 'shock absorber'라고 부르죠. 쇼바는 자동차의 충격을 줄여줍니다. 차를 덜 흔들리게 하고, 차가 제대로 방향을 잡고 나가도록 자신의 몸을 찌그려뜨려서 차를 보호합니다.

세상에는 쇼바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큰 충격을 당해도, 그 충격을 자기 스스로 완화시켜서 공동체를 구하는 사람입니다. 자동차에 쇼바가 있어서, 운전자는 요철을 겁없이 넘어갈 수 있습니다. 

저에게 14년된 차가 한대 있습니다. 쇼바가 거의 다 나갔습니다. 충격을 완충하지 못해서, 차가 흔들릴 때는 배를 타고 가는 느낌이 듭니다. 차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치죠. 조만간 교체할 생각입니다.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 보면,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종종 듣습니다. 상처가 되는 말들도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처는 제가 감당하려고 합니다. 충격적인 말을 작은 조언으로 바꿔서 전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이러면 제 속이야 타들어 가지만, 그게 다른 사람을 위하는 길일 테니까요.

가끔 교인들 중에, "목사님이 들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저는 절대로 들은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듣는 분의 상처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제가 청문회에 불려가게 된다면,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하겠지만, 목회를 하는 목사로서 저는 쇼바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쇼바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가정에, 교회에, 지역사회에 온 몸으로 충격을 줄여주는 쇼바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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