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사사기에 나오는 독특한 인물이 있습니다. '입다'라는 사사입니다. 이 사사는 전쟁을 나가면서 이렇게 맹세를 합니다.
"내가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왔을 때, 나를 반기는 첫번째 사람을 제물로 바치겠다."
천신만고 끝에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올 때, 그의 가슴은 떨렸습니다. '과연 누가 나를 반기러 나올까? 제발 내 딸만은 아니기를...'
그의 소망은 정확하게 빗나갔습니다.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이 가장 먼저 반기러 나왔고, 입다는 자기 딸을 산채로 제물로 바치죠.

제가 어릴 때 목사님께서 이 말씀으로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하나님께 한 약속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한다.'였습니다.

그런데 목사가 되어, 성경을 연구하는 지금 저의 눈에는 이게 정말 심각하게 잘못된 설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레위기 27장에 보면, 서원에 대한 규정들이 있습니다. 얼마든지 잘못된 맹세를 바꿀 수 있는 규정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입다는 그 규정들을 무시하고, 자기의 맹세대로 해버린 것이죠. 부하들 앞에서 자기 말을 번복하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신이 말하면, 그게 법이라는 거죠. 자기 말의 권위를 위해서 자식을 희생시켜 버립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증오하시는 것은, 자기 자식을 제물로 바치는 몰렉이라는 우상이었습니다. 입다가 자기 딸을 제물로 바칠 때, 하나님께서 맹세를 잘 지켰다고 칭찬하셨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마도 입다가 자기의 말을 사과하고, 서원을 취소하는 절차를 밟기를 원하셨을 것입니다.

입다같은 사람들을 종종 지금도 만날 수 있습니다. 자기의 말을 지키려고 다른 사람의 고통따위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냥 실수였으니, 용서해달라고 하면 될 일인데 말이죠. 사람의 말은 사람의 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처럼 완벽하지 않습니다.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자신이 함부로 한 얘기를 지키겠다고 하여 본인만이 아닌, 다른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닙니다.

하나님 외에는 그 말씀에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분은 없다고 봅니다. 사람은 실수를 합니다. 실수한 말은 그냥 사과하면 됩니다. '내 말이 잘 못되었습니다. 실수로 한 말입니다. 용서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되죠.

사람은 실수합니다. 실수하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면 됩니다. 그래서 레위기 27장이 있는 겁니다. 내 말때문에 자식을 잡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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