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몸담고 있는 미국장로교회는 장로임기제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장로는 3년동안 시무하고, 안식년을 쉴 수 있습니다. 안 쉬고 3년을 더 시무할 수는 있습니다. 총 6년을 시무하고 나면, 그만 둘 수도 있고, 계속 시무하려면 공동의회에서 교인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 장로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교인들이 표를 찍어주지 않게 되고, 그러면 그 장로는 더 이상 장로가 아닙니다.

미국장로교회에는 다양한 장로들이 있습니다. 어느 교회는 청년부 회장이 장로로 시무하고 있습니다. 미국장로교회의 장로는 교인을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의 국회의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장로는 교인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하지만, 교인들의 음성을 듣지 않고, 자기 맘대로 사역하게 되면, 교인들이 가만두지 않습니다. 투표로 심판합니다.

미국장로교회는 한국에 개신교와 장로교를 전파한 믿음의 아버지교단입니다. 참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한국장로교는 미국장로교로부터 시작되었고, 한국목사님들은 미국에서 공부한 분들이 많고, 심지어 다른 교단목사님들도 미국교회탐방을 그렇게 많이 하는데, 왜 이런 미국장로교회의 장로임기제는 도입하지 않는 것일까요?

미국장로교회는 원로제도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20년 미만을 사역하고 은퇴하신 분에게는 '은퇴'라는 이름을 붙여들이죠. 20년을 넘기시고 은퇴하신 분에게는 '원로'라는 이름을 붙여들이고, 교회에서 은퇴 후에도 많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미국장로교회는 전혀 이런 제도가 없습니다. 교회에서는 담임목사의 연금을 열심히 부어줍니다. 그리고 담임목사가 은퇴하면, 담임목사는 자기 연금으로 삽니다. 절대로 교회에 신세를 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은퇴한 목사는 자기 교회에서 특별히 초대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자기 맘대로 자기가 은퇴한 교회를 방문할 수도 없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은퇴하신 미국장로교회목사님들이 같이 나가시는 교회가 있습니다. 자기 교회를 갈 수 없으니, 어느 한 교회에 모이셔서, 후배목사님을 전적으로 돕고 계시더군요.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어느 한국교회의 이야기입니다. 원로목사로 은퇴하시는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후임자를 찾는데, 자기 아들을 담임목사로 세워서 교회를 세습하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서 교회를 세습하려고 하는 것은 바른 일은 아니지만, 어느 한편으로 이해는 갑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겠죠. 그런데 정말 놀랐던 것은, 그 교회 장로님들도 담임목사님 아들을 후임자로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중에 한 장로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세습을 싫습니다. 여기가 북한도 아닌데, 세습이 왠 말입니까? 그러나 은퇴하시는 원로목사님이 후임목사님의 일에 간섭해서 갈등을 일으키고, 교회에 무리를 끼질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그분의 아들이 담임을 하시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부자간에 다투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최근에 많은 교단들이 세습금지법을 만들었기에 이런 일은 앞으로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장로교회의 장로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미국백인장로님이었구요. 그분에게 한국장로교회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우리는 장로 임기제가 없습니다. 원로장로라는 제도도 있습니다. 은퇴한 후에도 '언권회원'으로 당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미국장로님이 이 말을 듣고, 너무나 놀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 그 장로는 도대체 누가 견제한단 말입니까? 그 장로가 잘못된 길을 가게 되면, 아무도 견제할 사람이 없겠군요!"

미국장로교회에 목사임기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노회의 견제가 있습니다. 목사에게 문제가 생기면 노회에 항의할 수 있고, 노회에서 조사를 합니다. 노회에서 목사에 대한 처분을 내립니다. 최근에도 노회의 이런 개입으로 목사님 한분이 사임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미국교회의 담임목사는 3년에 한번정도 바뀐다고 하네요. 워낙 미국사회는 이직이 잦은 사회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장로교회는 교회의 재산을 모두 노회가 가지고 있기때문에, 노회의 명령에 불복하여 교단을 탈퇴하게 되면, 건물을 무조건 내어 주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함부로 노회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미국 노회에는 제가 10년동안 보아온 바로는 너무나 공평합니다. 참 부러운 면이죠. 몇년 전에는 샌프란시스코 노회의 노회장이 30대 후반의 한국여자목사님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죠?

미국장로교회가 모두 본받을 만 하지는 않지만, 이런 정치제도는 정말 본 받을 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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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3
12:3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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