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냐? 전쟁터냐?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수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매일 밤 11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주말에도 학교에 나가 공부를 하였습니다. 재수생활은 더욱 고되고 혹독했습니다. 무려 110명이 빼곡히 앉은 교실에서 방학도 없이 숨 막히는 공부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 덕분에 결국 대학에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아쉬움과 불만은 곧 무기력함으로 바뀌었고, 한맺힌 사람처럼 놀았습니다. 학점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좋았고, 장학금도 매 학기마다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열정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저 성실하게 과제를 내고 시험을 치렀을 뿐, 학문에 대한 진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무언가에 깊이 몰두하거나 연구해본 기억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저의 대학생활은 후회로 가득합니다.
대학교는 저에게 놀이터였습니다. 친구들을 만나고, 놀 거리를 찾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 인생을 위한 준비는 늦어졌고, 결국 학문에 대한 갈증은 뒤늦게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석사, 박사 과정까지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짧고 굵게 공부를 끝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두 아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 저의 후회에서 비롯된 진심으로 대학생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물론 인생의 선택은 그들 각자의 몫이지만, 저는 단호히 말했습니다. 대학을 놀이터로 생각하면 4년은 즐거울지 몰라도, 인생 전체가 후회로 남을 수 있다고요. 반대로, 대학을 전쟁터로 생각하면 4년은 힘들겠지만, 그 뒤의 인생은 즐거울 수 있다고 말입니다.
다행히 두 아들은 전쟁터를 택했습니다. 큰아들은 대학에서 치열하게 공부했고, 지금은 자신이 원하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작은아들도 역시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하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저는 속으로 감사하고 또 다짐합니다. “나는 나의 실수를 통해 아이들에게 길을 보여줄 수 있었구나.”
대학은 분명 전쟁터입니다. 먼저, 학문의 전쟁터입니다. 초중고 시절의 공부는 대부분 대학 학문을 위한 기초에 불과합니다. 특히 미국 대학에서는 자신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가차없이 낙제를 줍니다. 등록금을 아무리 많이 내도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을 시켜주지 않습니다.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눈물을 머금고 전공을 바꾸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40%에 가까운 학생들이 입학 당시의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으로 졸업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은 영적인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흔히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교회도 졸업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는 사실입니다. 부모님 손을 잡고 교회에 다니던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신앙을 놓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한국도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에는 수많은 영적인 유혹과 도전이 존재합니다. 이상한 사상과 종교에 빠져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허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제 저는 제 인생의 후회를 교훈 삼아, 다음 세대에게 이야기합니다. 대학은 즐기기 위해 가는 곳이 아닙니다.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기 위해 가는 곳입니다. 대학은 전쟁터입니다. 그 전쟁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길 바랍니다. 그 싸움이 끝나고 나면, 진짜 인생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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