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가해자는 지금 뭐하고 살까?
나는 서대문에서 태어났지만 다섯 살 때 봉천동으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지금의 봉천동은 내가 기억하는 봉천동과 많이 다르다. 지하철이 들어왔고, 산비탈을 가득 채우던 달동네는 재개발되어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다. 예전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내가 살던 시절의 봉천동은 13동까지 있는 거대한 동네였다. 집집마다 아이가 둘, 셋은 있었으니 학교가 늘 부족했다. 학생 수를 감당하지 못해 동네에 초등학교가 새로 생겼고, 동생은 그 학교로 전학을 갔다. 내가 다닌 중학교도 신설 학교였다. 나는 그 학교의 1회 입학생이었다.
가난한 동네였고, 나 역시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착하고 순박했다. 우리 반에는 학습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지금 같으면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 배정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시에는 우리와 같은 교실에서 공부했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그 친구를 놀리거나 따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배려하며 함께 지냈다. 가난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그리 가난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수많은 친구들 가운데 유독 한 명은 달랐다.
어느 날부터 그 친구는 다른 학생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돈을 빼앗거나 물건을 갈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자기보다 약한 친구들을 괴롭혔다. 나도 한 번 맞은 기억이 있다. 참 비겁한 것은 그가 자기보다 힘센 학생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강자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약자 앞에서만 큰소리치는 사람이었다.
세월은 흘렀다. 얼마 전 중학교 동창들이 네이버 밴드에 모였다. 가끔 모임도 하는 것 같았다. 사진을 보면 모두 나이를 먹었지만 어린 시절의 모습이 어렴풋이 남아 있었다. 반갑기도 하고 웃음도 났다.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났다. 혹시 밴드에 있을까 싶어 찾아보았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스스로 나오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2년 동안 같은 반에서 마음대로 학교폭력을 저지르며 살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좁다. 어디를 가든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잊어버린 것 같아도 결코 완전히 잊지 않는다. 나 역시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친구를 기억하고 있다.
죄를 지을 때는 달콤하다. 힘이 있는 것 같고, 원하는 대로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오래 남는다. 어떤 상처는 맞은 사람의 기억 속에 평생 남고, 어떤 죄는 지은 사람의 그림자가 되어 평생 따라다닌다.
사람은 과거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과거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살아야 한다.
죄의 맛은 꿀맛일지 모른다. 그러나 죄의 결과는 언제나 쓰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 866 |
파인애플에 예수를 판 목사
김동원목사
|
2026.08.10
|
추천 0
|
조회 116
|
김동원목사 | 2026.08.10 | 0 | 116 |
| 865 |
아이들 앞에서 쑈를 하다.
김동원목사
|
2026.08.08
|
추천 0
|
조회 203
|
김동원목사 | 2026.08.08 | 0 | 203 |
| 864 |
시편을 노래하자
김동원목사
|
2026.08.01
|
추천 0
|
조회 507
|
김동원목사 | 2026.08.01 | 0 | 507 |
| 863 |
바보 3대
김동원목사
|
2026.07.29
|
추천 0
|
조회 601
|
김동원목사 | 2026.07.29 | 0 | 601 |
| 862 |
교만하면 망한다.
김동원목사
|
2026.07.18
|
추천 0
|
조회 811
|
김동원목사 | 2026.07.18 | 0 | 811 |
| 861 |
시간의 매듭을 만드세요
김동원목사
|
2026.07.04
|
추천 0
|
조회 1197
|
김동원목사 | 2026.07.04 | 0 | 1197 |
| 860 |
자랑의 결과는 쓰리다
김동원목사
|
2026.06.24
|
추천 0
|
조회 1239
|
김동원목사 | 2026.06.24 | 0 | 1239 |
| 859 |
경계선에 선 예배자들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278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278 |
| 858 |
차이와 차별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199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199 |
| 857 |
아버지에게 배운 성실함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242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242 |
| 856 |
화를 어떻게 잘 풀 것인가?
김동원목사
|
2026.06.22
|
추천 0
|
조회 1205
|
김동원목사 | 2026.06.22 | 0 | 1205 |
| 855 |
목사의 정직성
김동원목사
|
2026.06.11
|
추천 0
|
조회 1285
|
김동원목사 | 2026.06.11 | 0 | 1285 |
| 854 |
그 선생님, 점쟁이인가?
김동원목사
|
2026.06.08
|
추천 0
|
조회 1352
|
김동원목사 | 2026.06.08 | 0 | 1352 |
| 853 |
학폭가해자는 지금 뭐하고 살까?
김동원목사
|
2026.06.08
|
추천 0
|
조회 1250
|
김동원목사 | 2026.06.08 | 0 | 1250 |
| 852 |
두 장로님 이야기
김동원목사
|
2026.05.29
|
추천 0
|
조회 1327
|
김동원목사 | 2026.05.29 | 0 | 1327 |
| 851 |
건강이 최고입니다?
김동원목사
|
2026.05.27
|
추천 0
|
조회 1315
|
김동원목사 | 2026.05.27 | 0 | 1315 |
| 850 |
왜 사람들은 솔로몬을 부러워할까?
김동원목사
|
2026.05.27
|
추천 0
|
조회 1326
|
김동원목사 | 2026.05.27 | 0 | 1326 |
| 849 |
하늘이 지겹게 파랗다
김동원목사
|
2026.05.27
|
추천 0
|
조회 1352
|
김동원목사 | 2026.05.27 | 0 | 1352 |
| 848 |
숙제 안 해가서 맨날 맞았던 기억
김동원목사
|
2026.05.20
|
추천 0
|
조회 1342
|
김동원목사 | 2026.05.20 | 0 | 1342 |
| 847 |
다윗의 착각
김동원목사
|
2026.05.13
|
추천 0
|
조회 1409
|
김동원목사 | 2026.05.13 | 0 | 1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