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전공을 정할 수 있을까?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3-10-19 10:08
조회
13933
고3때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성적이 전공이다! 성적대로 학교와 전공을 정해라."

인기 대학과 인기 전공은 그 당시의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었습니다.
50년대에는 농대
60년대에는 화학
70년대에는 중화학
80년대에는 전자공학
90년대에는 컴퓨터공학
2000년 이후는 무조건 의대

제가 대학입학할 때는 문과는 당연히 법대와 상경대가 1등이었고, 이과는 물리학과와 전자공학과가 1등이었습니다. 우리 동네 형이 서울대 물리학과 떨어지고 후기로 한양대 의대를 합격한 기억이 납니다. 그 형은 적성이 안 맞아서 의대를 관두고 재수해서 서울대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쯤 그 형은 후회하고 있을까요?

고3때 먹고 살 전공을 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자신이 뭘 잘하는 지? 뭘 좋아하는 지? 아직 잘 모르지 않습니까?

미국에서 아이들을 키워보니, 자연히 한국의 교육시스템과 비교를 하게 됩니다. 놀랍게도 미국에서는 80~90%의 학생들이 대학입학 후 자신의 전공을 바꿉니다. 1번 바꾼 학생은 흔하고, 2번 이상 바꾼 학생들도 여럿 봤습니다. 제 큰 아들도 작은 변화이기는 하지만 전공을 한 번 바꿨습니다. Computer Engineering에서 Computer Science로 바꿨는데, 본인은 정말 만족해 합니다.

전공을 바꾸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1. 성적이 안 나와서, 2. 전공이 재미없어서, 3. 졸업 후 취업이 어려워서 등의 이유라고 합니다.

한국대학에서는 전공바꾸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왜냐면 공정의 문제가 있기때문입니다. 과마다 입학점수가 다르니, 전공을 바꾸는 것은 일종의 부정행위같이 느껴지기 때문이죠. 고3때의 성적으로 평생의 직업과 가치가 정해진다? 좀 섬찟한 일입니다.

미국대학은 정말 비쌉니다. 그러나 교육은 세계 최고인 것 같습니다. 일단 공부 안 하면 졸업 안 시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찾게 합니다. 끊임없이 경쟁을 시킵니다. 대학은 놀려가는 곳이 아닙니다. 공부하러 가는 곳이죠.

막내 아들이 대학을 정할 때, 중요하게 봤던 요소가 "전공변경의 용이성"이었습니다. 막내 아들은 확실한 꿈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전공을 바꿀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전공을 잘 바꿀 수 있는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너무 작은 학교로 가면 전공을 바꾸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저도 전공을 바꾼 사람이기도 합니다. 학부는 사회복지를 했지만, 대학원에서는 신학을 했습니다. 지금은 목사로 살고 있구요.

몇년 전 교환교수로 온 의대교수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하며 안식년까지 나올 정도면 꽤 유능한 의사일 겁니다. 그런데 그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의대가서 참 많이 후회했어요. 수학을 좋아했고 성적이 좋았어요. 선생님이 의대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의대가니 수학은 없고 맨날 암기만 하더라구요. 저는 외우는 것 정말 못 하는데... 지금 의사로서의 삶은 만족해요. 그런데 제 적성은 아니에요."

한국에서 부는 의대광풍이 참 아쉽습니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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