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 적성이다.

작성자
김동원목사
작성일
2023-02-23 11:09
조회
2419
시대별로 인기있었던 전공이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난 50~60년대에는 먹고 사는 것이 초미의 관심이었습니다. 그 당시 인기 전공은 농업과 화학공학, 섬유공학이었습니다. 70년대에는 한국이 산업이 조금 발전하면서 중화학관련학과가 인기였습니다. 80년대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본격 투자를 시작하면서 전자공학이 최고 인기학과였습니다. 제 기억에도 서울대 전자공학과 물리학과가 최고 인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90년대에는 벤쳐붐이 일어나면서 컴퓨터공학이 인기였습니다. 그러다가 1998년 IMF가 터지고, 든든했던 직장들이 무너지고, 월급쟁이들이 명예퇴직을 당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2000년대 부터는 의대가 압도적 인기학과로 자리잡게 됩니다.

제가 살던 동네는 가난한 봉천동이었습니다. 우리 골목에 고등학교 선생님이 한 가족 사셨는데, 4 자녀들이 모두 공부를 잘했습니다. 3명 모두 서울대를 다녔고, 아들 하나는 서울대 공대에 탈락하고 후기로 한양대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얼떨결에 의대에 간 그 형님은 1학기도 못 다니고, 적성이 안 맞는다고 자퇴를 하고, 재수를 해서 다시 서울대 공대에 들어가셨죠. 그 형님은 지금 쯤 의대관둔 것을 후회하고 계실까요?

제가 대학갈 때, 입시사정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전국모의고사성적을 그 표에 넣어 보면, 갈 수 있는 대학과 학과가 한 줄에 이어집니다. 저는 그 줄이하의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앞으로 어떤 직업이 유망한지, 무슨 일을 해야 행복한지. 이런 질문들은 그냥 사치였습니다. 인기전공들이 먹고 살기 좋은 전공들이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에 적성따위는 배부른 소리였죠. 저는 그렇게 제가 좋아하지도 않는 전공을 선택해서 4년 동안 대학을 다녔습니다. 대학성적은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배운 전공을 즐기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조금 슬퍼지네요.

제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위 인기학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현재는 컴퓨터공학이 최고인기입니다. 보통 미국에서 대학졸업한 학생이 취업을 하면 보통5만불 정도를 받습니다. 2022년 기준 55,260불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컴퓨터프로그래머 대졸 초봉은 10만불 정도가 됩니다. 거의 2배를 받기에 컴퓨터공학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대학마다 컴퓨터공학과를 증설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졸업생들이 배출되고 있어서, 취업이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아는 학생은 캘리포니아의 유명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3년 가까이 구직만 하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전공은 무엇일까요?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들마다 맞는 적성을 넣어주셨다고 합니다. 그것을 "달란트 Talent"라고 합니다. 달란트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정말 다양하게 넣어주셨고, 그 달란트를 통해서 사회는 매끄럽게 굴러갑니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려야 하고, 누군가는 청소를 해야 하고, 누군가는 행정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일할 때, 그 사람은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성적이 적성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가 적성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주신 적성은 무엇인가요? 그것을 찾고, 그것으로 일하며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전체 79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796
샌프란시스코는 개와 사람의 전쟁 중
김동원목사 | 2024.07.24 | 추천 0 | 조회 15
김동원목사 2024.07.24 0 15
795
내 청춘의 은혜가 날아가네!
김동원목사 | 2024.07.22 | 추천 0 | 조회 18
김동원목사 2024.07.22 0 18
794
남의 잘못이 커 보인다
김동원목사 | 2024.07.22 | 추천 0 | 조회 17
김동원목사 2024.07.22 0 17
793
어떤 창고를 짓고 계신가요?
김동원목사 | 2024.07.22 | 추천 0 | 조회 18
김동원목사 2024.07.22 0 18
792
여자는 7일 동안 부정하다?
김동원목사 | 2024.07.22 | 추천 0 | 조회 17
김동원목사 2024.07.22 0 17
791
사소한 것에 목숨걸지 말자
김동원목사 | 2024.06.08 | 추천 0 | 조회 1996
김동원목사 2024.06.08 0 1996
790
유대인이 사마리아인을 미워한 이유
김동원목사 | 2024.06.08 | 추천 0 | 조회 2018
김동원목사 2024.06.08 0 2018
789
목사님은 설교하신대로 사세요?
김동원목사 | 2024.06.08 | 추천 0 | 조회 2012
김동원목사 2024.06.08 0 2012
788
샌프란시스코에서 목사로 살기
김동원목사 | 2024.05.22 | 추천 0 | 조회 2330
김동원목사 2024.05.22 0 2330
787
잃어버린 것을 찾는 기쁨
김동원목사 | 2024.05.20 | 추천 0 | 조회 2270
김동원목사 2024.05.20 0 2270
786
[하나님의 양육3]체벌을 협상하기
김동원목사 | 2024.04.29 | 추천 0 | 조회 4462
김동원목사 2024.04.29 0 4462
785
[하나님의 양육2]하나님은 모른 척하신다.
김동원목사 | 2024.04.29 | 추천 0 | 조회 4645
김동원목사 2024.04.29 0 4645
784
[하나님의 양육1]하나님은 생색내지 않으신다.
김동원목사 | 2024.04.22 | 추천 0 | 조회 19304
김동원목사 2024.04.22 0 19304
783
모르는 분의 장례식을 집례하며
김동원목사 | 2024.04.22 | 추천 0 | 조회 23083
김동원목사 2024.04.22 0 23083
782
팔복은 무엇인가?
김동원목사 | 2024.03.16 | 추천 0 | 조회 26263
김동원목사 2024.03.16 0 26263
781
중독을 끊는 사순절금식
김동원목사 | 2024.03.09 | 추천 0 | 조회 26590
김동원목사 2024.03.09 0 26590
780
마음 세탁소
김동원목사 | 2024.03.04 | 추천 0 | 조회 26786
김동원목사 2024.03.04 0 26786
779
내 계획이 무너질 때
김동원목사 | 2024.03.04 | 추천 0 | 조회 19014
김동원목사 2024.03.04 0 19014
778
미국에서 미안함의 이중성
김동원목사 | 2024.02.12 | 추천 0 | 조회 20214
김동원목사 2024.02.12 0 20214
777
산상수훈을 시작합니다
김동원목사 | 2024.01.29 | 추천 0 | 조회 16760
김동원목사 2024.01.29 0 16760